수년전부터 협상중인 내용..선진국 지수 편입 무산 회피용 발언 지적도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한국거래소(KRX)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한국 증시에 대한 시세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점에 대해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보도와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18일 한국거래소는 MSCI가 국내 증시에 대한 시세 정보를 정식 계약 절차없이 사용해 온 점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수년 전부터 진행해 온 협상으로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봉수 이사장은 전날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자리에서 일부 매체와 만나 "MSCI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발언했다.
정보사업팀 등을 총괄하고 있는 강기원 상무는 "관련 내용이 이슈화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소송 방법 및 절차 등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어 "MSCI와 현재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송 검토) 소식이 자칫 선진국지수 편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1988년부터 한국 주식지수를 만들어 온 MSCI는 한국거래소와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지수를 일부 산정·공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 세계에 상장된 한국 관련 MSCI 지수 상품은 13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강 상무는 "MSCI의 시세정보 무단 사용은 한국거래소 뿐 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전체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업계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MSCI측과) 대화로 풀어갈 문제이지 소송 등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소송을 위한 어떤 절차(법적 자문 등)적 과정도 밟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시장 일각에서는 전날 김봉수 이사장의 '소송 검토' 발언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사실상 무산된데 따른 책임 회피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측은 관련 건 자체가 최근 이슈가 아니고 수년전부터 논의돼 온 상황에서 시장에 왜곡된 방향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는 22일께 편입 여부가 결정되는 MSCI 선진국 지수는 한국 시장에 외국인의 자금 유입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국거래소는 몇 차례 좌절을 경험한 바 있다. MSCI는 지난해 ▲역외 외환시장 부재 ▲복잡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코스피200지수 사용권의 한국거래소 독점 등을 사유로 선진지수 승격에서 배제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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