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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수천억유로 자산 매입 나서야"-피치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 재정위기 해소와 채권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향후 수천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부터 추진중인 유로존 재정불량국 채권 매입으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17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콜튼 국가 신용등급 부문 대표는 글로벌 뱅킹 컨퍼런스에서 "금융시장은 ECB 자금을 더욱 원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수천억달러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 5월 유럽연합(EU) 재정적자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덜기 위해 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의 채권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ECB가 매입한 국채는 470억유로. 이 중 위기의 근원지인 그리스 국채 매입 규모는 250억유로다. 이로 인해 그리스 국채 시장의 붕괴는 막을 수 있었지만 EU 납세자들의 부담은 높아졌고, 채권에 투자했던 금융회사에 대가 없는 출구를 마련해 준 셈이 됐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시장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ECB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앤드류 볼스 핌코 유럽 부문 대표는 "ECB의 현재 움직임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면서 "유럽 재정적자 문제로 인해 유럽 금융권과 글로벌 경제가 병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폴 모티메르-리 BNP파리바 시장 전문가 역시 "ECB의 대응은 수개월은 뒤쳐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날로 위기가 커지고 있는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ECB의 추가 개입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비오 페루조 RBS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유럽 재정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전염되기 전에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면서 "특히 '폭풍의 눈'에 위치한 스페인 금융권에 커버드본드 매입 등 적극적 개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호세 마뉴엘 곤잘레스 파라모 ECB 위원은 "ECB가 (재정불량국) 국채의 유일한 매입자라는 가정은 옳지 않다"면서 "다만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피치는 유럽은행들이 오는 2012년까지 약 2조유로 가량의 장기 부채를 차환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리젯 간디 피치 은행 전문가는 "오는 2011년과 2012년 만기가 도래하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 문제가 우려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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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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