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지난달 스페인 은행권의 유럽중앙은행(ECB) 대출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불량국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은행과 기업의 자금시장 통로가 막힌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5월 스페인의 ECB 대출 규모는 856억유로를 기록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직전인 2008년 9월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동시에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대 수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전체 ECB 대출 금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16.5%에 달했다.
스페인은 지난 4월에도 ECB로부터 746억유로를 대출 받았고, 이는 ECB가 유로존에 공급한 유동성 중 14.4%를 차지했다. 스페인 은행은 유로존 전체 금융권에서 11%의 비중을 차지, 유동성 경색이 심화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스페인의 ECB 대출 금액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것은 그만큼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스페인이 조만간 4400억유로 규모의 금융안정기금에서 긴급 수혈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닉 매튜 RBS 유럽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은행권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차단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달에도 스페인의 ECB 대출액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은 이날 총 52억유로 규모의 단기 국채를 발행했고, 이 중 12개월물 발행금리는 0.75%포인트 상승한 2.3%를 기록했다.
현재 유로존에서 자금 조달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그리스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으로 강등한 이후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06%까지 치솟은 상태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안혜신 기자 ahnhye8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