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신규투자 내용이나 규모를 미리 살펴보면 향후 업황을 점칠 수 있다.'
경제 사이클이 변화하고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사업이 활성화되기에 앞서 기업들은 발빠르게 관련 업황에 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벤처 버블이 일던 2001년에는 IT관련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대세를 이뤘고, 버블이 꺼지면서 바이오사업이 호조를 이루다가 2006년 황우석 사태를 빌미로 사이클이 꺾였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ㆍ반도체 등의 IT, 태양광, LED, LCD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투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제약산업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는데, 이같은 노력이 최근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제약사들의 경우 국내를 넘어 아시아까지 진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조아제약은 현재 베트남, 과테말라, 예멘, 동남아지역 등으로 뉴헴시럽(철분제), 맨포스액(자양강장제), 칼시토닉액(칼슘보충제), 콜콜코정(코감기약) 등의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수출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꾸준한 투자를 통해 제네릭(복제약)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16일까지 기업의 신규시설투자 건수는 75개로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다. 이중 절반 이상이 LED, LCD, 반도체, 태양광 관련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또 아이폰 열풍에 휴대폰 부품주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LCD 등에 26조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11조원, LCD 5조원 등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8조원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의 올해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26조원 규모는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로는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올해 들어 글로벌 IT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IT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이닉스도 반도체 업황 호조 덕에 4560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키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력 확충 및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TFT-LCD 시장 성장에 따른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1조4860억원을 투자했다.
디아이디도 올해 2월 TFT-LCD 패널 생산 확대로 시설 투자에 108억원을 쏟았다.
SKC는 태양전지 모듈 핵심소재인 EVA Sheet의 지속적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 능력 확대 및 장기적인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 445억원을 제조시설에 투자했다.
에스케이씨솔믹스도 태양전지산업의 핵심인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Si-Wafer) 사업에 신규진출하며 327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로 글로벌 부품소재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1월부터 6월16일까지 신규투자를 단행한 곳은 32개사에 그쳤다. 임대사업, 공장 신축, 신사옥 건축 등에 투자한 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기존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2008년에는 조선업체의 호황으로 대우조선해양, STX팬오션, 현대상선 등이 선박 확보, 설비 능력 확대를 위해 각각 1632억원, 2875억원, 1962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07년에는 로봇, 게임, 제약ㆍ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활발했다. 마이크로로봇이 청소로봇 수요 증가로 29억원을 투자해 설비 증설에 나섰다. 조아제약과 경동제약, 서울제약, 일동제약 등 제약사들이 일제히 R&D 투자와 공장 신축, 신규사업 진출 등에 자금을 투자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LCD 및 휴대폰 부품주, 반도체 관련 등의 설비투자는 바람직하고 신규설비투자가 최소한 업황 호조 가능성을 입증해 준다"면서 "하지만 과거 실적과 자본금 대비 투자금액을 충분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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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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