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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주인의식 갖고 국민에 봉사해야"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권오을 신임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국회 본연의 임무인 입법과정, 예산과정에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해 국민에게 봉사해달라"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회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국회사무처를 비롯한 국회 입법지원조직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18대 들어 한 2년 넘게 쉬면서 밖에서 바라본 국회는 제가 안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이번에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사무총장으로 부임을 하면서 생각한 것은 어떻게든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사무총장으로서 사무처 직원 여러분과 같이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반갑습니다. 제가 국회 활동을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방에는 처음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96년도 10월 제가 국회 처음 들어왔을 때 개인적으로 나이도 젊었지만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 국민의 대표로 가서 활동을 하는구나’ 그리고 12년 동안 실질적으로 늘 그 생각을 가지고 활동을 했습니다.


18대 들어 한 2년 넘게 쉬면서 밖에서 바라본 국회는 제가 안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3선에 상임위원장까지 마쳤으니 밖에 나가면 그 경력 자체가 상당히 명예롭고 인정받을 줄 알았는데 일반 국민들이 보는 시각은 ‘아, 국회 12년 있었으면……’ 하며 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부정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사무총장으로 부임을 하면서 생각한 것은 어떻게든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사무총장으로서 사무처 직원 여러분과 같이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국회의장님도 제게 사무총장 임명장을 주시면서 여러 번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떻게든 국회의원이 활동을 제대로 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사무처가 힘을 쏟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저도 평소에 그런 생각에 동감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 우리 국회사무처 직원들 전체가 다 오시지는 않았지만 이 국회사무처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시는 입법차장님, 사무차장님, 수석전문위원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중국 당나라 임제선사께서 쓰신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을 하며 일할 때와 시키는 일을 어쩔 수 없이 따르며 일할 때는 성과도 열정도 결과도 굉장히 다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국회의 주인이다’ 이 생각은 꼭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들은 4년 계약직입니다. 4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많이 하면 8년 계약직, 12년 계약직이 됩니다. 이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로서 제대로 활동을 하느냐 못 하느냐는 결과적으로 여러분 손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 이름 석 자가 언론에 나가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일한 결과가 국회의원 이름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거기에 대한 일정 성과를 얻었을 때 여러분은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아, 그 작품 내가 한 거야. 그 법 내가 만든 거야’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모든 국민들이 국회에 대해서 신뢰를 다시 갖게 되고 여러분 스스로도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여러분이 전문성도 높여야 되고 경쟁력도 키워야 될 것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국회에 들어오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들어와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공무원들이 일하는 것을 보니, 일반 국민들의 눈은 행정부 쪽으로 훨씬 많이 향해 있습니다.


앞으로 국회 본연의 임무인 입법 과정, 예산 과정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들의 눈이 국회로 향하여 여러분을 찾아오도록 스스로 만들어 달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며 자기 계발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총장으로서 최대한 뒷받침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모든 답이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특성상 현장 출장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입법차장, 사무차장, 수석전문위원 그리고 국장님들께 현장에서 확인할 것을 요구합니다. 출장 예산이 부족하면 예산 편성을 더 해서라도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입법 및 예산 심의활동을 할 수 있다면 실제로 여러분의 역할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조직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공천을 할 때 늘‘나에게 충성하지 말고 유권자인 시민에게 충성하고 동료들한테 인정을 받아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공천이 된다. 나한테 아무리 충성을 해도 유권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선거에도 떨어지고 자기가 의사결정을 할 때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여러분께 해 드리고 싶습니다. 민원인들, 주변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스스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한편 현재 국회에서 여러 가지 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원회관 증축도 있고 한옥건축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더 신경 써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건물을 반듯하게 지어 놓아도 그 안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멀어지고 의원 보좌활동에 문제가 생깁니다.


여러분 모두 여기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쌓은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을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는 각 부서 스스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채택되도록 그리고 그것이 1년 후에 실행될 수 있도록 애를 써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국민들이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함으로 인해 겪는 여러 가지 애로점에 대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체크를 해 주셔야 됩니다. 저도 돌면서 입법청원 순회간담회 등을 갖겠지만 국회의원 한분 한분이 직원 8명을 데리고 제대로 된 입법안, 개정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입법조사처 및 해당 부서 등 국회에 있는 여러분들이 현장을 체크하고 다듬어서 국회의원의 제·개정 작업을 지원하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국회의 위상을 올리는 일이 됩니다. 저는 그 일에 여러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상임위원회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입법청원은 한 대가 끝나면 자동으로 임기만료로 폐기됩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현장 찾아 국민의 애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해진 2년 임기 동안 저도 여러분과 같이, 현장에서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을 열심히 보좌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저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면 언제든지 문을 열어놓겠습니다. 별도로 요일을 정해 그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러분께 문을 개방할 테니 어떤 얘기든 와서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조직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위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국회사무처 그리고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 신뢰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도록 다같이 애쓰자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면서 취임사를 대신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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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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