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처럼 구는 사례 늘어나...일부 인수위 관계자들 지역·언론 차별 대우 사례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측이 가동하고 있는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머리 따로 몸통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선자는 '겸손'을 강조하며 공무원ㆍ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인수위 일부에선 '점령군'처럼 굴거나 지역의 시민ㆍ언론을 무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 당선자 측은 지난 10일부터 시장직 인수위원회인 '대인천 비전위원회'의 전체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정 인ㆍ인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송 당선자는 '겸손'이라는 단어와 '불치하문'(不恥下聞 : 아랫사람에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이라는 격언을 수차례 언급하며 인수위원회와 인천시의 협력을 강조했다.
인수위가 인천시 각종 현안에 대해 정책적 결정을 하는 것보다 공무원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현안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송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전 가동했던 인수위원회의 슬로건이 '겸손하지만 단호하게'였다"고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학용 인수위원장도 "우리가 무슨 점령군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점령군' 처럼 구는 사례가 실제 나타나고 있다.
안상수 현 인천시장에게 지난 8일 송 당선자 이름으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무로 난 화분을 보내면서 아랫사람에게나 쓰는 '치하한다'는 표현을 쓴 것이 대표적 사례다.
선거 캠프 주변에선 벌써부터 "일부 인사들이 자리를 욕심내면서 공무원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기도 하다.
송 당선자 측은 또 언론을 대하는 기준도 이중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발간되는 주요 일간지, 심지어는 일부 인터넷 매체와도 인터뷰를 진행했으면서 정작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대변하는 주요 일간지들과는 인터뷰를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송 당선자 측은 지난 8일 "당선자가 너무 피곤하고 정리할 것이 있어서 이번 주엔 인터뷰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인터뷰를 재개하겠다"고 비공식 발표해 놓고선 이틀 후인 10일 조·중·동 등 유력 중앙 매체들과 몰래 인터뷰를 진행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인천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송 당선자가 그동안 인천 지역과 밀착하지 못한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서울이나 대선 등 앞길 보다는 시정과 지역 주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래야 송 당선자를 따라 올 수많은 타지 출신 인사들도 인천을 무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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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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