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TV CF 주제는 '충성'...i10에 자동차 액세서리 설치해 화제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붕에 커다란 축구공을 얹고, 앞 유리에 축구 골대를 탑재한 자동차가 아프리카를 질주한다. 독특한 모습에 차가 멈춰설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웃거린다. 가까이서 보니 바퀴에는 축구공 액세서리가 달렸고, 백미러에는 축구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에 차량 제작사는 쾌재를 부른다. 바로 현대자동차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는 11일 개막한 남아공 월드컵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축구'를 주제로 한 홍보 차량을 제작했다. 대표적 소형차인 i10에 갖가지 액세서리를 곁들여 누가봐도 남아공 월드컵 차량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차량은 한달 가까이 홍보활동을 펼친 뒤 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임무를 마쳤다.
현대차의 월드컵 마케팅은 전 세계 400억명의 월드컵 시청자도 비껴가지 않는다. TV CF는 축제 기간 현대차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10년 현대차의 월드컵 TV CF는 주제가 '충성'이다.
세계 각국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여주며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축구팬들은 축구에 대한 충성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현대차 고객들은 다시 현대차를 구매함으로써 충성도를 보여줄 뿐”이라는 멘트를 넣은 것.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향상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자신감을 적극 표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초 분량의 총 3편의 형태로 제작된 '충성' 광고는 2011년형 쏘나타 등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들이 등장한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타임스퀘어 지역에서는 신형 쏘나타의 3D 애니메이션도 함께 선보여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앞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감동'이 현대차 TV CF의 컨셉이었다. 광고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진출한 국가 대표의 흑백 사진을 배경으로 “축구화 없는 축구 선수가 있었습니다. 응원가도, 응원단도 없었지만 내 나라 대표라는 당당한 자부심이 있었습니다”는 멘트로 시작한다.
화면은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 국가 대표 사진과 오버랩되면서 '이 나라를 만든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멘트로 진한 감동을 남겼다.
현대자동차가 처음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현대차 = 월드컵 후원사’를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정 자동차보다는 H의 자동차 엠블럼을 소개하는데 주력한 셈.
현대차가 북미, 중동, 유럽 등을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한국의 또 다른 이름은 현대자동차’라는 멘트로 마무리됐다.
2002년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월드컵 광고 전략은 이처럼 매번 세련된 화면과 메시지로 진화한다. 아울러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 월드컵 이전 1% 안팎이었던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4%로 성장한 것은 월드컵 후광 효과로 풀이된다.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광고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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