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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허정무(55) 감독이 수비에 칼을 댔다. 오는 12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코 앞에 앞둔 시점에 말이다.
한국은 10일 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포트 엘리자베스로 이동한 뒤 실시한 훈련에서 측면 수비에 변화를 줬다. 이영표(33ㆍ알 힐랄)를 오른쪽으로 이동시키고 김동진(28ㆍ울산)을 포백 수비의 왼쪽에 위치시켰다.
그동안 가진 훈련과 평가전에서 이영표가 부동의 왼쪽 수비로 자리하고 오른쪽 수비에 차두리(30ㆍ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26ㆍ울산)이 주전을 놓고 경합하는 상황이었다. 김동진은 이영표의 백업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허감독의 구상에 이영표만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차두리와 오범석은 허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허감독은 “측면 수비 한 자리에 김동진, 차두리, 오범석을 두고 고민 중이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내세우겠다”고 말했다. 차두리, 오범석이 좋지 않을 경우 ‘左 김동진-右 이영표’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뜻이다.
‘左 김동진-右 이영표’ 카드는 생소하지 않다. 이영표는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수비로 뛰었지만 오른쪽 수비로 나선 경기도 적지 않다. 딕 아드보카트(63) 전임 감독 시절 김동진과 이영표가 나란히 선발 출전해 측면 수비를 맡은 바 있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2006 독일월드컵 프랑스전(1-1 무)과 스위스전(0-2 패)에 이영표과 김동진이 주전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하지만 허정무호에서는 중용되지 않은 카드였다.
이영표의 포지션 이동이 그리스를 겨냥한 연막 작전일 지, 아니면 필승을 위한 깜짝 전술 변화일 지 12일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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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기자 rok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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