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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레터]김보민의 여보 파이팅!② "오빠, 나 왜 이렇게 떨리지?"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6월을 뜨겁게 달굴 '지구촌 축제'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꿈의 무대를 밟을 선수들 만큼이나 전세계 축구팬들의 가슴도 설렘과 흥분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선수들의 가족은 남편이, 아들이, 형과 동생이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고 돌아오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기를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는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허정무호'의 간판 미드필더 '진공청소기' 김남일(톰 톰스크)의 아내 김보민 KBS 아나운서가 남편과 선수들에게 보내는 파이팅 메시지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며칠 전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남편이 3년 전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수술을 받았던 부위에 통증이 생겨 훈련에서 제외됐다는 뉴스였다. 놀란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늘 그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다"고만 한다. 많이 아픈지, 아직도 아픈지 자꾸 물어봐도 괜찮다는 말만,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한다.


평소에도 워낙 잘 참는 스타일이라 이번에도 그런 게 아닌 지 좀 걱정되긴 하지만 괜찮다니 믿을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정상 훈련에 다시 합류했다는 기사를 접해 가슴을 쓸어 내렸다. 늘 이렇다. 매일 전화통화를 해도 남편은 시시콜콜한 얘기는 없다.

남아공 현지 날씨가 일교차가 크다고 하더니 밤엔 좀 많이 추웠다고 한다. 대표팀에서 두꺼운 점퍼도 준비하고, 입맛에 맞는 음식도 척척 만들어 주는 요리사도 함께 가셨다고 하니 다치는 거 말고는 다른 걱정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전화 목소리도 담담하고 긴장되는 느낌도 전혀 없다. 나만 떨리고 긴장되는 것같다. 본선 첫 경기인 그리스전이 점점 다가오니 조금씩 월드컵 실감이 난다. 많은 언론에서 '그리스전 베스트 11이 정해졌다' '누가 주전으로 나올 것같다'는 등의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솔직히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그런 데 대한 욕심은 버린 지 오래다. 남편에게 말했다. 욕심내지 말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그저 물 흘러가듯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하라고 말이다.


이런 내 말에 남편도 "나는 마음 비웠다"고 한다. 더 이상 자신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입버릇처럼 팀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말만 한다. 남아공에 갔다는 데 큰 의미를 두는 것같다.


오늘 기사를 보니 취재진에게 "기분으로는 3승도 할 것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는데, 정말 남편의 기분이 현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누구의 골보다, 누구의 화려한 플레이보다 중요한 건 바로 한국 대표팀이 염원하는 원정 첫 16강 진출이니 말이다. 여보, 파이팅!



▲'김보민의 월드컵레터'는 스투닷컴(stoo.com)으로도 연재됩니다. ③회는 11일 오전 8시40분에 계속됩니다. '한국선수단의 승리를 기원하며…'

조범자 기자 anju1015@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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