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자금시장에 냉각 기류가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1조 달러의 구제금융에도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 유동성 경색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싸늘한 반응에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했고, 유럽 은행권 자금은 유럽중앙은행(ECB)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고조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1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유럽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은 최고치로 상승, ECB의 채권 매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 폭풍에 '안전' 우선= 안전성을 추구하는 시중 은행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치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7일(현지시간) ECB는 지난 4일 기준 단기 예치금이 3510억유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 지역 은행 재무건전성 우려로 ECB가 예치금에 제공하는 금리가 시장금리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들이 안전성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코르메츠은행의 크리스토퍼 리거 채권전략부문 대표는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며 “은행들은 다른 은행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얼마나 노출돼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행간 대출을 제공하기 보다는 안전한 ECB에 돈을 예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은행간 대출 리스크 상승으로 인해 런던 은행간 금리(리보)와 유럽 지역 내 은행 간 금리(유리보) 역시 오르고 있다. 3개월물 달러 리보는 0.537%로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3개월물 유로 리보는 지난 4일의 0.640%에서 0.648%로 올랐다. 이는 지난 1월 8일 이후 최고치다. 또한 유리보는 0.707%에서 0.711%로 상승,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주변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bp 내외로 오른 4.68%, 4.35%를 기록, ECB의 채권 매입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국채 스프레드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ECB의 채권 매입이 이미 실패했다는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14%을 기록, 13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 IPO 연기, 철회 잇따라 =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투심을 위축시키며 주식시장이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16%(115.48포인트) 하락한 9816.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6일 장중 1000p 급락했던 당시 장중 저점 9869.62을 뚫고 내려간 것이다.
주식시장의 약세 흐름에 기업들은 IPO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 혹은 규모 축소에 나섰다. 또한 지난 2월 최저수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오던 신규 IPO 건수는 다시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5월 미국 헬스케어 업체 HCA와 미국 완구업체 토이저러스를 비롯해 7건의 IPO 계획이 연기되거나 철회됐다. 당초 HCA와 토이저러스는 각각 46억달러와 8억달러 규모의 IPO에 나설 계획이었다.
중국 시장에서의 IPO는 그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4위 은행인 교통은행은 330억7000만위안(48억달러) 규모의 신주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약 20% 줄인 것이다. 또한 중국 농업은행은 222억3500만주를 상하이증시에, 254억1100만주를 홍콩증시에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통 증권은 농업은행이 이를 통해 2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는 이전 중국 언론이 예상했던 300억달러에 턱없이 못 미치는 규모다.
플로리다대학의 제이 리터 교수는 “IPO 계획 연기 및 철회 건수가 늘어나고, 신규 거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IPO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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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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