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 김달중 기자]여야는 6.2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일 전통적 지지기반인 텃밭은 물론 접전지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며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정치적 안방인 영남, 접전지인 강원과 충북 등 최대 10개 광역단체장의 승리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광주, 전남·북 등 호남 이외에 충남과 수도권 1곳 이상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텃밭이 대전과 충남지역에서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충남·북과 인천, 경남, 강원 등은 세대별 투표율과 40대 표심, 막판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수도권 빅3 전승 기대감 속 최대 10곳 승리 노려
한나라당은 수도권 빅3 광역단체장은 물론 경남, 충북 등 접전지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이와 관련, "수도권 3곳에서 승리하고 격전지인 경남과 충북까지 이기면 이번 선거는 압승"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수도권은 2곳만 이겨도 승리인데, 완승을 기대해도 되는 것 아니냐. 상황이 호전돼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판세"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과 경기의 경우 오세훈, 김문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여유있게 앞선 상황에서 승기를 굳혔다는 자체 판단이다.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서울, 경기는 거의 낙승할 것 같고요. 인천은 지금 많이 따라 붙었는데 승리하는 데 지장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지역적 특성이 있는 지역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강세 현상은 천안함발(發) 북풍에 따른 보수 지지층의 결집에 따른 것. 야권이 기대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바람은 미풍에 그쳤고 무상급식, 4대강, 세종시 논란 등도 선거막판 천안함 이슈에 묻히면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도권 이외에 텃밭인 영남지역은 라이벌 후보와의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로 이미 당선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김관용(경북), 김범일(대구), 박맹우(울산), 허남식(부산) 후보가, 50~60% 안팎의 지지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역시 경남이다. 전·현직 정권의 대리전으로 관심을 모은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친노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맞대결이 선거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안방을 내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선거막판 정몽준 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총출동, 이달관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아울러 세종시 논란의 영향권 아래 놓은 충청권은 힘든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우택 충북지사 후보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원에서는 이계진 후보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누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정몽준 대표는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초반 불투명한 선거전망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향한 러브콜이 많았다. 정 대표로서는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 없이 선거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향후 당권 도전과 차기 레이스에서 적지 않은 플러스 효과를 낼 수 있다.
◆민주, 호남 플러스 인천·충남 등 3곳 이상 승리 기대
민주당은 비호남 지역을 제외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2곳을 이기면 '선전'한 것이고, 3곳을 이상이면 '승리'라고 전망했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이 '정권 심판론'을 흡입한 상황에서 단순히 수도권 판세만으로 승패를 결정짓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야권연대를 통해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왔던 만큼 수도권은 최소 1곳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최소한의 체면치레가 가능하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송영길 후보가 나선 인천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져왔다고 판단, 천안함 정국이 수습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는 아니지만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발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막판 뒤집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한명숙 후보가 27일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여부에 따라 역전 가능성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서울과 경기지역의 경우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에 따른 숨은 야당표가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조심스럽게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또 안희정 후보가 출마한 충남지사 선거도 승리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했다. 강원지사의 경우 이광재 후보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지역으로 꼽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선거 이틀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강원도 지원유세전을 펼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무소속 후보이지만 김두관 영남지사 후보의 선전도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뿌리가 같은 전 열린우리당 출신인데다 범야권 후보로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의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경우 여당 텃밭에서 정권 심판론의 쐐기를 박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자체 승패 분기점 분석과 상관없이 이번 지방선거는 수도권 3곳의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3곳 중 2곳 이상 승리할 경우 야권연대를 주도해온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도 더욱 곤고해질 전망이다. 반면 3곳 모두 전패할 경우 오는 전당대회 일정과 맞물려 현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제2의 '정풍'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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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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