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호반의 도시 춘천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련하다.
누구나 아스라한 추억 한 조각쯤은 묻어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춘열차의 낭만도 좋고 경춘가도의 드라이브 길도 훌륭하다. 요즘은 더욱이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돼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이곳에 20년 전통의 라데나골프장이 있다. [골프三매경]이 이번 주에는 부쩍 더워진 날씨에 생각만으로도 시원한 바람이 산들거리는 춘천으로 떠나본다.
▲ '쉬운 듯 어려운 코스' 라데나= 바로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가 열렸던 격전장이 라데나골프장이다. 딱딱하고 짧게 깎아놓은 그린에 선수들은 "파만 해도 선방"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대회가 열리기 직전 몇 주간은 대회용 그린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기 위해 골프장측이 공을 들인 게 '유리알 그린'의 비결이었다.
레이크와 가든, 네이처 등 총 27홀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넓은 페어웨이에 업다운도 심하지 않아 편안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 레이크코스는 이름처럼 작은 호수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2번홀(파3)은 특히 홀 전체가 호수 속에 빠진 듯 아일랜드 홀이다. 4번홀(파5)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워터해저드가 두 지점에, 그린 주변도 물로 둘러싸여 있다.
가든코스는 반면 탁 트인 시야에 완만한 업다운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해 볼만하다. 티잉그라운드 앞 워터해저드와 그걸 건너 억새숲을 넘겨야 하는 경관은 아름답지만 마음을 졸이게 하는 4번홀(파3)이 시그니처홀이다. 네이처코스는 자연의 모습이다. 계곡과 물을 넘기는 어려운 홀들도 많다. 4번홀(파4)이 핵심이다.
▲ '아시아의 관광명소' 남이섬= 남이섬은 국민의 관광명소다. 섬의 중앙부에 8만여평의 잔디밭이 조성돼 있고, 섬둘레에는 밤나무와 자작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이 병풍처럼 들어서 삼림욕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조선 세조 13년에 이시애의 난을 평정한 남이장군의 묘소가 있다. 놀이시설과 숙박시설, 동물원, 식물원, 유람선까지 조성해 놨다.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나 일본관광객이 많다.
청평사는 소양댐에서 배를 타면 10분이면 건너가는 뱃길이 있고 육지로 이어지는 길은 드라이브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계곡이 수려해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7m높이의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를 반드시 구경해야 한다. 1년 내내 축제도 풍성하다. 춘천마임축제와 우리나라 8대 축제의 하나인 춘천인형극제도 유명하다.
▲ 달달한 닭갈비와 막국수= 춘천의 별미는 당연히 닭갈비와 막국수다. 도시 이름을 부르면 먹을거리가 단박에 튀어나오는 몇 안 되는 곳이 춘천이다.
어딜 가도 닭갈비집이고 닭갈비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막국수도 있다. 춘천 시내에 있는 명동닭갈비 골목은 아예 닭갈비집이 줄지어있다.
닭도 닭이거니와 양념 맛에 자꾸 끌리고 여기에 밥이나 면을 볶아 먹으면 일품이다. 온의동과 후평3동 인공폭포 부근의 닭갈비촌도 유명하다. 요즘은 외국관광객들까지 매콤한 닭갈비 맛을 좋아해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춘천막국수의 원조들은 신북읍 천전리 일원에 있다. 양념장에 비벼서 동치미 국물을 자작하게 부으면 술술 넘어간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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