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LCD와 PDP 등 평판TV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TV생산업체들이 브라운관(CRT)TV 생산 및 폐기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평판TV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저개발국가에서조차 브라운관 TV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생산을 당장 중단할 수는 없는 처지다. 또 국내에서 2012년 디지털방송 전환에 따른 교체수요로 인해 폐 브라운관 TV가 향후 1000만대 이상 배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브라운관의 재활용이 쉽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LG전자는 브라운관 TV 322만여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3%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삼성전자, 중국 TCL, 창홍 등이 잇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평판TV 가격경쟁 심화로 디지털방송 계획이 없는 저개발국가에서 팔리는 브라운관 TV의 마진율이 오히려 더 높다는 분석도 내놨지만 해외생산기지만 갖고 있는 삼성과 LG전자 모두 불가피한 생산일 뿐 마진율을 따질 만큼 중요한 생산분야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RT TV는 저개발국가에서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아프리카나 남미, 중국 등지에서 브라운관 TV 수요가 있고 이를 무시할 수 없어 생산할 뿐이지 회사의 주력은 평판TV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세계 TV시장에서 브라운관 TV 출하량 비중은 24.5%로 2007년(53.7%)과 비교해 불과 2년만에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업계는 브라운관 TV 점유율이 내년에 1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향후 폐기물로 쏟아져 나올 폐 브라운관 TV의 처리도 적지 않은 골치거리가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디지털방송으로 완전 전환되는 2012년까지 최소 670만대,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1000만대 이상의 폐TV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과 LG전자가 폐아날로그TV 무료 회수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재활용방법이 쉽지 않다. 브라운관형 모니터에는 납 뿐 아니라 인과 카드늄 등 환경오염물질이 다량포함돼 있음에도 고철, 기판 등 일부를 제외하면 재활용이 쉽지 않다. 특히 2012년 2만4000t으로 늘어날 브라운관 유리의 재활용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일본 파나소닉의 경우 2008년부터 폐TV에서 회수한 외장용 플라스틱 부품을 재생해 평면TV 외장부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이 같은 재활용소재를 평판TV에 사용하고 있는 업체조차 없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삼성과 LG전자 등 TV제조사와 환경부 등 정부부처가 'TV 리사이클링 스타'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지만 무료수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활용 방법을 업체들이 고안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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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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