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비오는 수요일, 장미꽃 한 다발을 안길 애인이 없는 외로운 늑대들이 우글대는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나이트클럽 등을 함께 찾을 '동지'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능이 그릇된 성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나이트클럽을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말 그대로 술 마시고 어울려 춤추는 것이 좋아서다. 반면 이른바 '급만남'으로 불리는 '부킹'을 통해 하룻밤 끈끈한 정을 나눌 상대를 구하는 데 더 골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원 나잇 스탠드'의 상대를 구하기 위해 나이트클럽에 방문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원 나잇 스탠드'가 급해도 홀로 나이트클럽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남자 혼자 나이트클럽을 방문해 음침하게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끈적한 눈으로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면 '급만남'이 성사되기 힘들다.
자고로 나이트클럽을 공략하는 데도 '팀'이 중요한 셈이다. 특히나 여성들이 혼자 나이트클럽을 찾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이 어울린 '팀'이 있어야 이성 '팀'을 공략하기 용이하다.
이에 따라 이 사이트에서는 나이트클럽을 방문해 화려한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즉석에서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이를 '조각'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강남역 나이트 30대 초반 조각'이라는 게시물을 올리면 강남역 인근의 나이트클럽을 함께 찾을 30대 초반 남성을 찾는다는 의미가 된다.
신청자가 접수되면 채팅 등을 통해 만날 약속 등을 정한다. 회원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신뢰성도 높은 편이다. 이렇게 '조각된' 용사들은 마치 친구나 동료인 것처럼 회비를 걷어 그날 저녁 나이트클럽을 방문하고 '급만남'에 열을 올린다. 혼자가 아닌 '같은 목적'을 공유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손발도 척척 맞는다. 성사의 가능성이 보이면 10년 친구 못지않은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기도 한다.
'원 나잇 스탠드'에 성공하면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또 단체 '급만남'에는 보통 제거해야할 '폭탄'이 있기 마련이다. 이 게시판에 따르면 '폭탄' 제거의 숭고한 사명은 미리 정한 한 사람이 전담한다.
이밖에도 이 게시판에는 첫 만남에서 모텔로 이어지는 자세한 노하우가 공유되기도 하고 지역과 업소의 특징이 상세히 설명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원 나잇 스탠드'를 위한 정보의 보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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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인터넷 게시판의 기능이 그릇된 성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업소 홍보를 위한 공간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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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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