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600선에 턱걸이한 상태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주동안 글로벌 증시 전체를 뒤흔들었던 유로존 재정위기와 20일 천안함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지수는 한주간 5.7%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5월 들어 움직임을 빨리하는 외국인 매도세와 그동안 시장을 이끌던 주도주들의 약세전환으로 장세반전의 실마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남유럽 및 북한발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투자심리가 얼마만큼 안정되는지 여부, 외국인 매도세 진정여부, 기존 주도주가 제자리를 찾을지 여부 등이 1600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유로존 국가들의 노력은 오히려 긴축 강화로 인한 유럽경제의 성장 저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 여기에 유로화 폭락이 더해져 유로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확대된 상황.
그러나 유럽 각국의 긴축 규모는 유럽연합 국내총생산(GDP)의 1~2% 내외로 글로벌 충격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원마련 우려 역시 21일 독일 의회 지원법안 통과로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에서 유럽발 리스크는 지난주와 비교해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완전히 구름이 걷히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사태가 재정적자 이슈에서 점차 경기문제로 넘어갈 경우 이익모멘텀 훼손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강점 반감 가능성 역시 염두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관련 대국민 담화문 발표 강도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 재부각 여부 역시 갈릴 전망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군사적 대응조치 등 수위 높은 언급 없이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선에서 마무리 된다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는 남북 경색 장기화 및 대북 압박 강화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 증시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부분이 항상 반영돼 있는 상태"라며 "남북간 문제는 역사적으로 이슈 발생 직후 단기간 시장에 반영되는 선이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증시 방향성을 짚기 위해서는 남유럽발 리스크 등의 추이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천안함 관련 발표가 있었던 지난 20일 지수하락폭은 컸으나 은행주는 반등했다"며 "천안함 이슈와 관련한 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 역시 크게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외국인은 지난주에만 2조17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5월 이후 매도 규모는 무려 5조3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5400억원을 순매도한 셈.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시각변화가 나타나는 시점을 잘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현 지수를 중심으로 반등에 나설 경우 반등이 지속되느냐 여부는 외국인 시각 변화에 달렸다"며 "지수 반등 시 외국인 매물이 급격하게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주도주 제자리 찾기 역시 외국인의 시각변화에 달려있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 및 기관의 매물이 주도주에 집중되면서 관련 종목의 낙폭이 확대됐다"며 "이는 올해 4월까지 외국인 매수 금액 11조원 중 IT업종과 운수장비에 대해 금액의 절반 이상을 매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면 관련 주도 업종도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권양일 애널리스트는 "주도주에 대한 차익물량 출회가 이어질 경우 지수와 종목별 변동성 확대양상이 좀더 연장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장세 반전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 초점을 맞춘 전술적 대응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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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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