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출가하기 전에는 ‘승마의 달인’
태자, 칸타카 타고 승마, 궁술, 검술시합 승리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불교에서는 예로부터 말 타는 것을 경계해 스님들은 승마와 별 인연이 없었다. 사극에서도 말 타는 스님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기보다 말이라는 것이 당시에는 외제차와 같은 사치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실 부처님은 출가하기 전에 승마의 달인이었으며, 백마 칸타카(Kanthaka)는 불교 경전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부처님의 애마(愛馬)였다. 칸타카는 석가족의 왕궁 내에 있는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명석하고 능력 있는 준마로 태자 고타마 싯다르타의 총애를 받았다.
칸타카는 싯다르타가 야소다라를 아내로 맞는 데에도 결정적인 공을 세운다. 당시 관습에 따라 싯다르타는 야소다라 공주를 아내로 데려오기 위해 다른 왕족들과 무술시합을 해야 했다.
싯다르타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종목은 승마, 기마궁술, 검술이었다. 싯다르타는 자신의 애마 칸타카를 타고 기마궁술시합에서 자신의 사촌 데바닷타를 이겼고, 승마시합에서 다른 사촌 아누릇다를, 검술시합에서 이복동생 난다를 이겼다. 싯다르타의 3연승 뒤에는 명마 칸타카의 활약이 있었던 것이다.
결혼 후에 싯다르타는 고통 받는 백성들의 삶에서 크게 느낀 바가 있어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싯다르타의 뜻을 꺾지 못한 시종 찬나는 모두가 잠든 밤에 칸타카에 안장을 얹고 주인을 태워 성 밖으로 나온다.
아노마 강을 건너자 싯다르타는 찬나에게 돌아갈 것을 명령하고, 찬나는 칸타카를 타고 성에 돌아온다. 칸타카 역시 주인이 떠난 후 크게 상심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불교 경전에 따르면 칸타카는 나중에 브라만 계급의 인간으로 환생해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되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칸타카는 불교 경전에서 여러 번 언급됐고, 오랜 세월 동안 불교 미술의 인기 있는 소재였다. 인도의 불교유적지 아마라바티에 가면 커다란 불탑의 유적이 있는데, 여기에는 싯다르타가 칸타카를 타고 출가하는 장면이 부조로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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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2세기에 만들어진 이 부조는 칸타카가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미술품이다. 칸타카는 불가에서 건척(健陟)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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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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