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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원천기술 개발 위한 전략 필요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미래융합기술부장 이호성 박사 기고


오늘날 과학기술은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했고 또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발전한 휴대폰은 이제 전화기가 아니라 카메라, 컴퓨터, 인터넷, 게임기 등이 합쳐진, 손에 들고 다니는 '종합기기'로 발전했다. 그런데 이 기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긴 세월의 역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휴대폰 속에는 반도체 소자가 들어있다. 이 반도체는 작은 트랜지스터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이 트랜지스터들을 작게 만들어 집적시키면 반도체의 기능과 용량이 커지고 이를 통해 휴대폰은 다양한 기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의 고집적화는 나노소자기술, 공정기술 등과 같은 원천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수십 년 동안 이런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의 결실로 오늘날의 스마트 폰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휴대폰은 우리나라 5대 수출품 중의 하나인데, 앞으로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스마트 폰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오늘날 과학기술은 부의 창출에 있어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첨단 제품의 수출을 통해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그런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많은 돈을 들여서 기술을 사와야 한다. 이 경우 그 제품의 수출이 늘어나도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기술료도 같이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가 이동통신에서 CDMA 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는 하지만 원천특허를 보유한 미국 퀄컴사에 지난 1995년부터 10년간 지불한 기술료가 3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휴대폰 판매가격의 9% 가량을 기술료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한 퀄컴사는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나마 군사적인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은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사올 수 없다. 우리가 원천기술 연구에 투자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기술을 도입해 연구하기 시작한 지 50년 만에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게 됐다. 만약 50년 전에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자력 기술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랍에미리트에 약 47조원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일은 결코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원천기술의 발전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천 연구에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기초원천기술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제 새로운 전환기에 서 있다.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추격하기 위한 과거의 연구개발 전략을 탈피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개척해나가는 '선도형' 기술개발 전략을 펼쳐야 할 때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위상은 G20 회원국으로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성장했다. 과학기술의 역량도 세계 12위에 이를 만큼 발전했다. 경제적으로나 과학기술적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독자적인 대표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위치에 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고 역량이 갖춰진 미래 유망기술 분야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대형·장기 원천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표 원천기술과 대표 연구그룹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30년 후, 50년 후에 우리가 거둬들일 열매가 없을지도 모른다.


제품을 파는 것보다 지식을 파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새로운 지식은 선점한 자의 전유물이 된다. 두 번째 지식창출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제로섬 게임의 시대인 것이다. 우리가 선점 가능한 기초원천기술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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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미래융합기술부장 이호성 박사 hslee@kris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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