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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 장철수 감독 "칸 초청,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다"(인터뷰)


[칸(프랑스)=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이러다 개봉 못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칸에서 초청한다고 했을 때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습니다"


16일 오전 63회 칸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 해변가에서 만난 장철수 감독은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나 칸에 초청된 소감을 밝혔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여섯 가구 아홉 명이 주민의 전부인 작은 섬에서 온 마을 사람들에게 학대당하고 사는 김복남이 폭력적인 남편의 실수로 딸이 죽자 잔인한 복수를 꾀한다는 내용을 그렸다. 서영희가 주인공 김복남 역을 맡았고 신인 지성원은 김복남의 어릴 적 절친이자 서울에서 고향으로 휴가 내려온 정해원 역으로 출연했다.

7억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현재까지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아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다.


"찍고 나서 2달 후면 개봉하는 게 일반적인데 배급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했습니다. 배급사에서 거절당하기도 해서 이러다 개봉 못하는 거 아닌가 싶었죠. 그러다 영진위에서 칸 비평가주간에 출품할 작품을 모은다고 해서 필름을 보냈고 결국 여기 오게 됐습니다.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습니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제작에 들어가는 것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과 상업영화 '신부수업' 등의 조감독을 거친 그는 감독 데뷔를 위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수많은 거절 끝에 시나리오를 쓴 친구의 제안으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연출을 시작했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도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처음엔 대중적인 시나리오가 아니어서 모두 혀를 내둘렀어요. 너무 김기덕 영화와 비슷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었죠. 그건 상업성이 없다는 말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장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영화라고 설득했는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영진위 HD지원작에 선정되면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죠."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적으로 갈리는 작품이다. 백치처럼 순한 여자 김복남이 남편과 시동생, 마을 주민들에게 감정적·육체적으로 학대당하는 수난사가 전반부를 장식하고, 후반부는 하드고어에 가까운 김복남의 유혈낭자 복수극이 펼쳐진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15일자 데일리 리뷰에서 "장철수 감독은 첫 번째 영화에서 점진적으로 커지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보여줬다"며 "서영희가 연기한 김복남이 점점 미쳐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어 호러영화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저를 키워준 8할이 여자이고 7할은 어머니일 것입니다. 제가 강원도 산골에서 자랐는데 어려서 본 마을은 남성중심적이고 폭력이 일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시절을 보낸 어머니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칸에서도 이 영화를 보고 자기가 본 작품 중 최고라고 말해준 중년 여성 관객이 있었어요."


장철수 감독은 칸에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주목받으며 미국 프랑스 러시아 벨기에 덴마크 등 다양한 국가의 20개 매체와 인터뷰를 가질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영화는 칸영화제에 첫 장편영화를 들고 온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작이다. 장철수 감독에게 이번 칸영화제는 새로운 영화 인생의 시작인 셈이다.




고경석 기자 kave@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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