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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회장 ‘첫 예쁜 여자’ 구애 성공

대우인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경영자 능력 검증 받아··향후 행보에 관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예쁜 여자(매물)가 나오면 쳐다는 보겠다.”

지난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처음으로 밝힌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견해였다.


작년 정부가 공기업 소유인 민간 기업 매각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장에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에게 시선이 모아졌다. 강력한 현금 동원력과 신사업 추진의 의지가 강했던 포스코라 어떤 기업이건 인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우건설은 물론 하이닉스 반도체까지도 인수 대상 후보로 지목됐으며 실제로 정 회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대방측으로부터 의도적인 제안을 받기도 했다.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절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전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탈락 후 겪은 고초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예쁜여자론’에 더해 “리뷰를 하고 있다”는 수준의 발언은 그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M&A를 도외시 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물밑으로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패배후 상대적으로 역량이 떨어진다는 M&A 전담 조직을 재정비 하고 인수 대상 기업을 충분히 검토했다.


반 년여간의 준비. 상황이 충분히 변했다고 생각한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대우인터내셔널이 어떤 기업인지 리뷰를 하고 있다”는 말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후 남은 기간 동안 정 회장과 포스코는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 하고 회사에 대한 분석과 자금동원 방안 등을 확보해 나갔다.


연초 제시한 올해 9조3000억원의 투자비중 M&A에 사용할 성장투자 예산으로만 3조원을 책정했으며, 금융기관에 자금 동원을 위한 신용도 늘렸다.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동원하는 자금 마련안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취임 2주년을 맞은 정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M&A를 전담하는 성장투자사업 부문을 신설했으며, 이후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참여했다.


롯데그룹의 뒤늦은 참여로 잠시 긴장한 듯 했지만 정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7일 본 입찰 마감에는 정 회장이 직접 인수 가격을 써낼 만큼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과가 포스코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도 먼저 웃지를 않았다. 지난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인수 축하 인사를 받은 후에도 “기다려 봐야 안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뚝심 경영’으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의 9부 능선에 오른 정 회장의 향후 미래는 탄탄해 보인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외부의 시각을 깨고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하반기 이후 재개될 대우조선해양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매물 등 추가 M&A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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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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