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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스틱·전선업계 "석유화학 대기업 담합 심각"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석유화학업체들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석화업체들이 독과점 형태의 카르텔을 형성, 피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쟁 정책협의회에 참가한 조봉현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석화업체들끼리 거래처를 나눠 갖거나 가격예시제를 통해 담합하는 등 불공정한 거래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며 "결국 이들로 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석유화학업체들은)수조원씩 흑자를 내고 있으니 정부로 부터 16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받아도 눈도 깜빡 안한다"며 "시간이 지나 과징금에 대해 감액을 받거나 무죄를 받는 일도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석화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하고 나서 한 달 뒤에 납품가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있어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공급받은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조정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외에도 일부 주유소와 정유소 간 거래에서도 이 같은 거래방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석화업체를 상대로 부당이익반환소송을 제기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공정위가 나서서 세밀한 실태조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900여개 조합사를 보유하고 있는 플라스틱연합회가 추정하고 있는 피해 금액은 약 1100억원 수준으로 조 회장에 따르면 이 금액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협의회에 함께 참석한 김복관 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전선 피복을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원료비인데 석화업계의 담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며 "전체 회원사 가운데 80%가 수익률이 3%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양 단체가 제기한 불만에 대해 공정위는 사실관계 확인 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영호 시장감시국장은 "14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 파악을 마무리 중이다"며 "공급 후 가격을 결정하는 문제가 실제로 벌어진다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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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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