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챔피언십 셋째날 선두 프레이저와 2타 차. 양용은은 '컷 오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태근(34)이 '마지막 스퍼트'를 기다리고 있다.
첫날부터 안개로 경기가 지연된 끝에 결국 3라운드 54홀 플레이로 축소된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220만 유로) 셋째날 경기. 오태근은 2타를 더 줄이며 선두 마커스 프레이저(호주ㆍ9언더파)와 2타 차 공동 5위에서 '한국군단'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태근은 24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장(파72ㆍ6721m)에서 끝난 2라운드 잔여경기에서 4번홀(파5) 이글에 버디 3개(보기 3개)를 곁들여 이날만 2언더파, 합계 7언더파 137타를 쳤다. 오태근으로서는 일단 강풍속에서도 선전하며 선두권을 지켜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는 것이 자랑거리다.
오태근은 아마추어 시절이 더 화려했던 선수. 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1993년 미국 주니어랭킹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1위에 올라 빅뉴스를 만들기도 했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뒤에는 2003년 충청오픈과 호남오픈을 제패해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아시안(APGA)투어를 오가며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오태근은 이날 4번홀(파5)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을 홀 2m에 붙인 뒤 가볍게 이글을 잡아내는 등 초반스퍼트가 좋았다. 하지만 이후 버디와 보기를 반복하며 더 이상 스코어를 줄이지는 못했다. 오태근은 "바람 때문에 거리와 방향을 맞추기 힘든 하루였다"면서 "최종일에는 파5홀에서 타수를 줄이는데 집중해 역전을 노려 보겠다"고 말했다.
선두권은 프레이저에 이어 '디펜딩챔프' 통차이 자이디(태국)가 1타 차 공동 2위그룹(8언더파 136타)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빅스타 가운데서는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오태근의 공동 5위그룹에 포진해 '우승사정권'에 있다. '사막의 황제'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10위(5언더파 139타)다.
'한국군단'은 '장타자' 김대현(22ㆍ하이트)과 재미교포 앤서니 강(38)이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5위(4언더파 140타)에 올라 우승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5ㆍ한국명 김하진)은 스코어를 잘 지키다가 16번홀(파5)에서 티 샷이 분실구로 처리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공동 24위(2언더파 142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양용은(38)은 '컷 오프'됐다.
제주=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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