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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트위터’ 기업들 속앓이

기업 오너 발언 여과없이 공개....미국·일본과 달리 아직은 사적 영역에 머물러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재계 오너나 CEO들이 '140자 단문 서비스'인 트위터에 잇달아 입문하면서 기업들이 뜻밖의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경영인들이 '소통'에 적극 나서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


오너들의 사적인 얘기가 인터넷을 타고 확대되면서 뜻하지 않는 오해를 낳기도 하는 등 '두 얼굴의 트위터'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만 가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yjchung68)은 최근 트위터에 가입해 소통을 확대해가면서 '트위터 경영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 부회장이 유명세를 치른 것은 '사적'인 얘기가 기사화되면서다.


애플 아이폰에 푹 빠진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솔루션에는 관심 없고 기계 몇 대 파느냐에만 관심이 많다"며 삼성 휴대폰의 경쟁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것이 외가인 삼성을 비판하는 것처럼 비쳐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삼성측도 "그래도 한 식구인데…"라며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트위터에 기업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YoungSeKim)를 통해 ‘연내 아주 이쁜 (전기)차, 매우 빠르고 쿨한 차 등 네 모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어느 업체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대표가 언급한 ‘네 모델’은 CT&T가 개발 중인 전기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CT&T 관계자는 "택시, 버스, 골프카, 스포츠카 등 4종의 신형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디자인 자체가 공개된 것이 아니니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너의 사생활이 트위터를 통해 낱낱이 공개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박용만 (주)두산 회장(@Solarplant )은 소탈하고 솔직한 ‘트윗질’로 대중들과 가까워졌지만 홍보실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박 회장의 행적이 트위터를 통해 기사화된 이후에나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이같은 기업인들의 ‘트윗질’은 ‘공과 사’의 모호한 경계에서 소통 경영으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견해도 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경영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과 만나지만, 아직은 사적 공간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에 미국과 일본 기업인들은 공적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손정의 회장은 기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손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masason)를 통해 자사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유스트림'의 일본어 버전 출시에 대한 질문을 받자 "5월까지 현실로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아직 내부에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위터로 기업 전략을 공개해버린 것이다.


손 회장은 또한 일본 IT정책 주무장관인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총무상과 휴대폰 서비스를 놓고 '트위터 논쟁'을 펼치는 등 트위터를 공적 영역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빌게이츠(@BillGates)도 은퇴 후 자신이 집중하는 환경과 건강에 관한 다양한 주장을 트위터로 홍보하고 있다.


재계 홍보 관계자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트위터를 개설하지 않은 것은 트위터 소통이 애플의 신비주의 전략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트위터를 사적 공간이나 공적 영역 중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결국 오너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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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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