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19일(현지시간) 그리스 국채 시장이 또 한번 출렁였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한 항공기 결항으로 예정돼 있던 유럽중앙은행(ECB)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논의가 연기된 것이 1차적 원인. 근본적으로는 그리스의 부채 상환 능력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 시장 불안감이 쉽사리 해소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구제금융 확대와 지원 이후에도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 그리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상이다.
◆구제금융 절차 사실상 개시, 확대 가능성도= 이날 10년물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7.63%를 기록,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는 4.5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해 아네테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 증시는 연초대비 12% 가량 떨어진 상태다.
기상악화로 미뤄진 ECB와 IMF 간의 그리스 지원 논의는 21일 재개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측은 유럽연합(EU)과 ECB 관계자들이 아테네로 도착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지했다. IMF의 빌 머레이 대변인 역시 "대부분의 IMF 팀원들이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바탕이 될 수 있는 정책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아테네에 도착했다"며 이번 주 회의에 차질이 없을 것임을 확인했다.
사실상 그리스 구제금융 절차가 개시된 가운데, 지원 규모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악셀 베버 독일중앙은행 총재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피하고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800억유로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EU와 IMF가 연내 그리스에 제공하기로 한 지원액 450억유로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그리스 지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 혹은 내년 추가 구제금융이 시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 지원 받고도 디폴트 선언? = 외부의 지원의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그리스의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가 오는 5월 110억유로를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코메르츠방크의 데이비드 슈나우츠 투자전략가는 "그리스 정부는 4월에는 문제 없이 부채 상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5월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 주 동안 그리스 국채 투자 수요가 고갈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그리스 정부가 자금 조달을 위해 몇 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외부 지원을 받고도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을 점쳤다. 그리스가 긴축안을 실행하면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제적 유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루골드캐피탈의 스티븐 젠 매니징디렉터는 "결국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며 "EU와 IMF의 지원이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만 최종적인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의 현재 상황을 2001년 디폴트 됐던 아르헨티나의 경우와 비교하며 "둘 다 취약한 재정관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구조, 경기침체 와중의 긴축, 위기 전 부적절한 통화 페그제 실시 등의 공통점을 가진다"며 "그리스의 재정상황은 아르헨티나가 국가부도 사태를 맞이했을 당시보다 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리스가 발행할 달러화 표시 국채 수요에 대한 우려, 300억유로 차관에 대해 일부 유로존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 등도 투심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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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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