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삼성전자가 15일 사상 처음으로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에 대규모 기자단을 초청, 반도체공장을 공개했다. 최근 반도체공장에서의 백혈병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설명회에는 조수인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사장, 이선용 인프라 지원센터장 전무, 한동훈 환경안전팀장 상무, 조인수 제조센터장 상무와 국내외 기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조수인 사장은 일문일답 후 "같이 일하던 동료가 아픔을 겪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오늘 처음 라인을 공개하게 됐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조금 더 소통하고 열린 경영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주요 일문일답 내용.
Q: 왜 5라인과 S라인을 공개했나?
A: 5라인은 과거 3라인과 가장 유사한 설비와 공정을 갖추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설비는 1~3라인인데, 1, 2라인은 2006년 이전에 테스트(test) 라인으로 변경됐고 3라인은 2차 역학조사 후 2년간 보존한 뒤 2009년 3월 LED 라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5라인을 공개했다. S1라인은 가장 최신 설비가 갖춰진 곳으로 비교를 위해 함께 공개했다.
Q: 과거에는 왜 라인을 공개하지 않았나?
A: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고, 문제가 될 수 있어 침묵을 지켰다. 공인기관들을 통해 역학조사를 받는 등 노력했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라인을 추가 공개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
Q: 반올림 측에 따르면 납땜 과정 등에서 연기가 나고, 건강에 유해하다고 한다.
A: 납땜하는 장소에도 국소배기장치(환기장치)가 있다.
Q: 산재 여부로 행정소송 중인데, 이번에 갑자기 라인을 공개하는 것은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것 아니냐?
A: 행정 소송 자체는 원고 측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것이다. 삼성은 참고인이다.
Q: 백혈병 발병과 관련 문제가 되는 물질은 벤젠이다. 벤젠을 썼다고 하는데?
A: 벤젠은 쓰지 않았다. 허용치를 넘느냐가 중요한데, 작업 공정과 관련해서는 벤젠을 사용치 않았다. 제3로 해당되는 4개 기관 조사에서도 벤젠은 검출되지 않았다. 벤젠과 방사선은 자연상태에서도 극히 일부 존재한다.
Q: 고 박지연 씨와 관련, 세척 과정에서 유해한 환경이었다고 하는데?
A: 반드시 화학물질을 다룰 때에는 보호장구, 안전장구를 갖추도록 돼 있다.
Q: 환경과 관련, 규정을 100% 준수했다고 자신하나?
A: 라인마다, 작업장마다 환경안전 담당자가 정해져 있다. 그 담당자는 라인을 돌아가면서 안전수칙을 지키는지 감독한다. (조수인 사장) 워낙 사업장이 넓고 감독하는 사람이 한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화학물질만큼은 최대한 교육하고 우선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할 것이다.
Q: 지난해 국감 때 논란됐던 서울대 평가결과를 왜 공개하지 않나?
A: 국감 때 이슈는 벤젠이었다. 벤젠이 없고, 외부 기관에서 재차 검증해도 나오지 않았다.
Q: 여성 사원들의 유산, 불임, 생리불순 등 질환이 많다는데?
A: 상당히 예민한 사항이다. 산업안전공단에서 2008년 2차 역학조사할 때 모든 암, 질환의 통계를 구성한 결과 남성은 전체 평균보다 낮고, 여성은 기타 업종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나왔다.
Q: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으면 작업이 불가하다고 했는데, 유가족이나 반올림 측 서명으로는 면장갑과 천마스크만 착용한 채 작업을 했다고 한다.
A: 보호장구를 꼭 하도록 돼 있다. 산성 등 유해물질에서 보호된다. 호흡기와 관련해서도 기류의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게 돼있어 유해하지 않다.
Q: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유가족 측에서 컨소시엄에 대한 요청이 오면?
A: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면 함께 받도록 하겠다.
Q: 공장에서 일하면서 근로자들이 걸릴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나?
A: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집단과 대비해도 낮다.
Q: 반도체공장의 외부 공개는 처음이고, 일각에서는 기업의 영업비밀 유출이라는 지적도 있다.
A: 라인의 배치 자체도 하나의 큰 영업비밀 중 하나다. 그런 차원에서 공개를 안했다. 이번에는 고민 끝에 개방한 것이다.
Q: 삼성에서 근무했던 정모 씨가 이번 투어 참여를 원했는데?
A: 오늘은 언론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방법으로 유가족들에도 공개할 것이다. 설비들도 거의 보존돼 있다.
Q: 20여명이 암과 백혈병이 발병했는데, 산재는 왜 허용하지 않나?
A: 산재 인정은 회사가 하는 게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에서 하는 것이다. 더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Q: 유가족과 희생자에 대한 처우는?
A: 동료차원에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선의로 접근해도 다른 형태로 왜곡돼 어려움이 많다. 항상 오픈된 자세를 갖겠다.
Q: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인터락을 해제했다는 의견이 있는데?
A: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터락을 해제하면 설비가 셧다운된다.
Q: 화학약품 취급 관련해서 지적을 받았는데?
A: 약품 병뚜껑, 뚜껑을 여는 도구까지도 다르게 만들어 실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Q: 글로벌 기업인 삼성에 왜 노조가 없나?
A: 삼성에는 노사협의회가 구성돼 있어 불편한 점, 사업장 환경개선, 안전까지 조언을 받고 개선해 가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가 나서서 노조를 만들라고 할 수는 없다. 노사협의회 내에도 각종 분과 활동이 있다. 환경안전분과도 있다.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겠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