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동차 산업 경쟁력은 다소 밀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후변화 방지 및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녹색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산업에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녹색무역장벽의 산업별 영향 및 대응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술 등을 바탕으로 녹색무역장벽 확산을 시장공략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무역장벽은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정책 수행을 목적으로 관세·비관세 교역장벽을 신설하는 것으로, 최근 미국에서 상원 입법절차 중에 있는 탄소관세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각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한 TBT(무역기술규제)통보문 중 녹색관련무역조치가 지난해 총 269건으로 2004년 대비 2.7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WTO제소 사례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녹색무역조치 강도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녹색무역조치 확산은 국내 고효율 전자제품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일부 산업의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화학산업은 올해 화학물질 수출에 따른 비용발생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화학물질 본등록을 올해 말까지 완료해야 하며, 중국에 신규화학물질 포함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 역시 오는 10월 15일부터 등록을 시작하는 만큼 추가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도 친환경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업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등 그린에너지 산업의 경우 녹색규제 가능성은 높으나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0~1.1%에 불과해 단기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이 같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기전자를 비롯한 자동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 친환경상품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성장이 가능한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 화학, 철강 등 생산비가 상승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장비교체 자금지원 등 산업별 차별화된 지원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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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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