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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유리천장'과 남녀고용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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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유리천장'과 남녀고용평등
이채필 노동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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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고 출산ㆍ육아 휴직 근로자를 전원 복직시킨 기업, 직장 내 여성 관리자 비율이 40~50%가 넘는 기업, 같은 직종의 남녀 간 임금 차별이 전혀 없는 기업.' 미국의 어느 잘 나가는 회사나 외국계 일류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동부가 '남녀고용평등 강조주간(4월1~7일)'을 맞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회사들의 면면이다.


직장 내 남녀차별이 없다는 것은 고용지표의 양과 질 측면을 들여다보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2010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한 기업은 전체 근로자 1625명 중 여성이 897명으로 절반 이상이며, 여성관리자 비율은 44%를 차지한다. 또한 지난해 산전ㆍ산후 휴가자 47명 전원이 동일 업무에 복귀했고, 육아휴직자 32명도 전원 원직에 복직했다. 또 다른 IT부품생산기업은 섬세한 작업을 요구하는 업종 특성상 여성 관리자 비율이 50%에 이르고, 승진심사시 여성 임원을 참여시켜 이른바 직장 내 '유리 천장(galss ceiling)'을 없앴다. 이 회사 대표는 "회사가 잘 될수록 여성복지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생각"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가의 경쟁력은 여성 인력의 활용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에서 차별받을 걱정 없이 일하고 남성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에서 활동하는 여성이 많아질수록,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 많이 나올수록, 기업의 발전, 선진국가 도약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우리 여성들은 여전히 육아ㆍ가사부담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트타임,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시간제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일하는 여성의 보육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직장보육시설 설치 확대도 추진 중이다. 또한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위해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특성별 취업 및 창업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고용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기업에는 기존 노무관리 제도와 관행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를 것이다. 우수한 여성 인력은 곧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므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여성 인력에 대한 배려는 필수다.

노동부가 최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 내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여성이 60.4%에 이른다. 차별 내용은 임금 35.2%, 승진 26.3%, 부서 배치 15.0% 순이었다. 지난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이후 여성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적인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남성위주의 직장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어 고용상 남녀 차별이나 여성의 경제활동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 내 남녀차별은 여성에게 출산ㆍ육아에 대한 부담감과 직장생활을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터에서 차별을 해소하는 핵심 키는 경영자에게 있다. 근로자들도 '남녀가 똑같이 일해 경쟁하고 평가받는다'는 열린 사고와 행동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남녀고용 평등을 이룰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4.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1.3%)보다 7%포인트 낮다. 여성 인력을 사장시켜 놓고서는 국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선진국, 소득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사업주의 노력과 더불어 여성들의 준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풍부한 잠재력을 연마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의 주역이 돼야 한다. 여성 인력은 기업의 힘이자, 대한민국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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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필 노동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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