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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종자 가족 의로운 뜻 살리려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어제부터 중단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 과정에서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단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수색에 참여했던 해군특수전여단(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숨지고 금양98호가 침몰하는 등 후속 피해가 잇따르자 희생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뇌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심정은 참담하다. 혹시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접고 아들과 남편, 형제를 차가운 바다 속에 그대로 둔 채 구조작업 중단을 요청한 것은 실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실종된 지 열흘이나 지나 생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생사 여부라도 확인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의로운 결단을 내린 실종자 가족들에게 거듭 위로와 함께 경의를 표한다.

실종자 가족들의 의로운 뜻에 보답하는 길은 무엇보다도 신속한 선체 인양과 사고 원인의 규명이다. 사고 이후 정부와 군이 보인 태도는 실망 그 자체였다. 처음부터 허둥댔고 무엇하나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불신과 의혹만을 키웠다. 정부와 군은 선체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 실종자의 생사를 조속히 확인는 한편 침몰 원인을 둘러싼 갖가지 의문점들을 명쾌하게 밝혀내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이다.


국민들도 이제부터는 냉정을 되찾고 선체 인양과 원인 규명 등 정부와 군의 수습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테넷 등에서 근거 없는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며 혼란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원인이 규명된 후 예상되는 국내외 파장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특히 정치권은 지방선거에 이용하는 등 사건을 정쟁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군의 대응 문제 등은 당연히 엄정 추궁해야 하나 그것은 사건을 수습하고 전모가 분명하게 드러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실종된 장병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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