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김효진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인사청탁은 안 했다"고 진술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11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곽 전 사장은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되도록 힘을 써달라는)청탁을 하지 않았다"면서 "한 전 총리와 (총리 공관 오찬 전에)통화할 때 '놀고 있어 답답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총리가 먼저 나서서 도와줬다고 생각했다"며 "먼저 청탁을 안했는데도 도와준 게 고맙고 평소에 잘 해줘서 5만 달러를 줬다"고 증언했다.
또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건강이 악화돼 '어떻게든 살고싶다', '못 버티겠다'는 생각에 돈을 건넨 사실을 진술했다"면서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감했다"고 말했다.
'돈을 오찬장 식탁 의자에 두고 나왔고 한 전 총리가 가져갔는지는 모른다'는 기존 법정 진술은 그대로 유지했다.
2008~2009년 한 전 총리가 자신이 소유한 제주도 소재 골프빌리지에 26박28일 간 무료 투숙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골프빌리지를 예약해 달라는 전화를 한 전 총리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오찬 때 곽 전 사장에게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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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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