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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골프빌리지 무료투숙"…'한명숙 재판' 새 국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사건의 핵심 인물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오락가락한 법정 진술로 검찰에 불리하게 흐르던 '한명숙 재판'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곽 전 사장 소유 골프빌리지에 무료로 장기투숙하고 공짜 골프도 쳤다'는 수사 자료를 내놓으면서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제2차관에게 '곽 전 사장을 대한석탄공사(이하 석탄공사) 사장 후보로 챙기라'고 말했다는 진술까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속행공판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한 전 총리가 2008년부터 지난 해 사이 모두 26박28일 동안 곽 전 사장이 소유한 제주도 골프빌리지에 무료로 머물고, 곽 전 사장이 일부 대금을 치러줘 골프도 쳤다'는 내용의 수사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한 전 총리가 골프빌리지에 머물면서 세 차례 골프를 쳤고 이 가운데 한 차례는 곽 전 사장이 비용을 대 줬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한 전 총리가 머문 방의 하루 숙박료는 66만원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골프빌리지에 무료로 머물렀다는 점은 두 사람이 5만달러를 주고받을 만큼 친했다는 걸 증명한다"면서 "'곽 전 사장과 별로 친하지 않다', '골프는 치지도 않는다'는 한 전 총리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도 증명하는 자료"라고 했다. 또 "지난 19일 첩보를 입수했고 즉각 수사에 돌입해 23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는 투숙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동생 부부가 라운딩을 할 때 따라다닌 적은 있지만 골프를 직접 치지 않았고 비용도 다 치렀기 때문에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은 자료를 검토한 뒤에 증거로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 또한 증거채택 결정을 뒤로 미뤘다.

정세균 대표가 산자부 장관 시절 곽 전 사장을 석탄공사 사장 후보로 챙기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이원걸 당시 산자부 제2차관의 진술도 나왔다.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에 임명되도록 주무 부처장인 정 당시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며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는 게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이다.


이 전 차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석탄산업과장 김모씨에게 '곽 전 사장이 필요한 자료 같은 게 있으면 챙겨주라'고 지시한 기억이 있다"면서 "정 당시 장관이 포괄적으로 '(곽 전 사장을)챙겨보라'고 저에게 지시했다"고 했다.


또 "곽 전 사장이 탈락한 사실을 정 당시 장관에게 보고하자 '산자부 추천 순서가 안 지켜졌군'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산자부는 당시 곽 전 사장을 대한석탄공사 사장 후보 1순위로 청와대에 추천했다.


다음 공판은 26일이다. 이 날 공판에는 정세균 대표와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편,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오찬 때 곽 전 사장에게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 당시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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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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