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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포커즈 이유② "호섭이 머리에 '쏘세지' 팔, 나는 왕따였다"


[핫!데뷔일기]포커즈 이유①에서 이어집니다.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트로트 황제' 설운도와 배우 출신 이수진의 2남1녀 중 첫째로 태어난 연예인 2세. 하지만 4인조 그룹 '포커즈(F.cuz)'의 이유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연예인의 끼가 있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연예인 아들이라고 해서 친구들의 관심 대상이거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오히려 학교에서도 유명한 '왕따'였다. 뚱뚱한 체구에 작은 키, 일명 '호섭이 머리'로 불리는 답답한 헤어스타일, 여기에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까지 적어 그의 주변에 모여드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뚱뚱하고 잘 씻지도 않고 그러니 누가 제 곁에 오겠어요. 그 당시 제 키 150cm에 몸무게 98kg였어요. 팔이 정말 울룩불룩 '쏘세지' 같았죠. 그저 공부밖에 하는 거 없고 멋도 못부리고 재미없는 아이, 제가 딱 그랬어요. 혈액형까지 소심하다는 A형이에요."


이런 스트레스는 엄청난 '식탐'으로 이어졌다. 과자 하나 갖고 동생과 싸우다 코뼈를 부러뜨릴 정도로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아버지 손에 이끌여 부산 해운대 공연에 따라갔다.

딴 세상이었다. 무대에 선 아버지의 뒤에선 눈부신 후광이 비쳤다. '트위스트', '삼바의 여인'을 열창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환호하고 소리지르며 박수쳤다. 할머니들은 아버지의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을 주체하지 못했다. 충격이었다.


"당시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아버지가 정말 '신'같았죠. '노래 하나로 어떻게 저렇게 대중들을 휘어잡을 수 있나. 아버진 저렇게 멋있는데, 난 뭐 하는 건가. 나도 무시당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이건 내 인생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멋진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눈에 독기가 생긴 걸 제가 느낄 수 있을 정도였죠."


그 때부터 TV를 끼고 살았다. 모든 음악프로그램을 외우다시피 했고 가수들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유머로 대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그야말로 '가수 탐구생활'에 돌입했다.


동시에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던 거울을 보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으로는 가수가 불가능해 보였다. 독한 트레이닝과 다이어트로 2개월 동안 36kg을 감량했다. 살에 파묻혀 있던 턱선과 콧대가 드러났다. '왕따'였던 그의 주변에 친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학교에서 '인기남'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은 노래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데가 없어서 혼자 휘성 모창을 하며 연습을 시작했다. 노래가 잘 늘지 않는 느낌이었지만 급한 마음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노래를 들려드렸다. 노래는 포지션의 '아이 러브 유'. 나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던 아버지의 입에선 칭찬 대신 추상같은 불호령이 떨어졌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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