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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포커즈 이유① "나에게 아버지 설운도란.."


[핫!데뷔일기]포커즈 진온①②에서 이어집니다.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 2010년 2월12일 KBS2 설 특집 '뮤직뱅크'. 생방송 무대가 끝난 뒤 그의 얼굴에선 땀이 비 오 듯 흘렀다. 가쁜 숨을 내쉬면서 곁에 있는 아버지를 흘끗 바라봤다. '혹시 꿈이 아닐까?' 오랫동안 꿈 꿔왔던 '그림'이 바로 지금, 이 무대에서 현실로 펼쳐졌다. 발끝에서부터 머리까지 전율이 일었다.


곱상한 외모와 가창력, 톡톡 튀는 예능감으로 뜨거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 1월 4인조 그룹 포커즈(F.cuz)로 데뷔하기 전부터 이미 유명인이었다.

'트로트 황제' 설운도를 아버지로 둔 덕에 좋건 나쁘건 유명세를 치러야 했다. 고교 재학시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래카메라 설운도 편에 도우미로 출연해 자연스럽게 얼굴을 알렸고 방송 직후 '설운도의 얼짱 아들'로 인터넷 포털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한 가수를 아버지로 둔 게 좋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시절엔 끔찍할 만큼 싫었다. 가족 모두가 뭉친 건 1년에 단 하루, 크리스마스 이브 때 뿐이었다.

다섯 식구가 모두 함께 명동에 나가 충무김밥 먹고 명동성당에 들러 사진찍는 게 유일한 가족 모임이자 연례행사였다. 이 때 말고는 그 흔한 외식 한 번 한 적 없었고 아버지와 따뜻한 눈빛 한 번 맞춰 보지 못했다. 가수라는 직업 자체가 증오스러웠다.


"그 땐 가수가 되면 아들도 못 만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아버지 장르가 트로트이다보니 친구들이 아버지의 헤어스타일과 무대 의상을 갖고 많이 놀려댔죠. 어린 마음에 그런 아버지가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그래서 아버지에게 학교 주변은 물론 졸업식에도 오지 말라고 화를 냈죠."


평범한 아버지를 가진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바쁜 아버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자꾸 비뚤어지고 싶었다. 몰래 스쿠터를 타고 나가 사고를 내기도 했고 그 수리비를 메꾸기 위해 아버지의 금반지를 팔기도 했다.


"그 때 금반지 판 이야기를 최근 SBS '붕어빵'에 함께 출연해서 처음 얘기했어요. 그 때까지 금반지가 없어진 사실조차 모르셨던 아버는 그 충격으로 지금도 발 뻗고 못 주무신대요. 죄송하죠."


중학교 1학년, 철 없던 시절 얘기였다. 사춘기에 접어든 친구들이 한창 멋 부리고 꿈을 키우던 그 때, 이유는 아무 데도 관심이 없었다. 친구와 대화도 없었고 멋도 부리지 않았다. 꿈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부산 해운대 공연에 그를 데리고 갔다. 아버지의 무대를 본 순간 그는 머리를 얻어맞은 듯, 온 몸이 폭풍으로 휘감긴 듯 정신이 멍해졌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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