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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고수의주식이야기]도요타와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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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戰後) 일본 최대 기업으로 성장하며 일본의 상징이 되어버린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 그는 지난 24일 미국 하원의 ‘도요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미리 배포한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요타의 우선순위는 첫째가 안전, 둘째는 품질, 셋째는 외형이었다. 그러나 이런 우선순위가 혼선을 빚으며 종전처럼 멈춰 생각하고 개선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보다 나은 상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본적 자세가 상당히 약화됐다.” 고객의 목소리를 등한시 하고 성장에만 치중하면서 지금과 같은 존립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자기 고백이었다. 미국 GM을 추월하며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의 수장으로서의 체면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최근 며칠간 온 국민의 눈과 귀가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밴쿠버에 쏠리고 있다. 전혀 예상치 않았고 보기에도 낯설었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두 개나 따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가 한 번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었을 정도로 신체적인 조건에서 열세에 있었고 국내에서도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 등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 하는 것 자체가 인생을 거는 모험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이었다. 그런데도 금메달 둘에 은메달 한 개를 거머쥔 놀라운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도 우리 모두를 또 한 번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선전이 단지 그날의 컨디션이 좋아서 행운이 따른 것으로 가볍게 보아 넘기기에는 무언가 아쉬운 점이 있다.


빙판위에서 속도를 경쟁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예술성과 고난도의 기술을 겨루는 피겨 스케이팅은 모두 젊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승훈 선수나 모태범 선수는 가난하고 멸시받았던 지난 시절의 운동선수들이 그러했던 것과는 다르게 금메달이 확정된 그 가슴 벅찬 순간에도 펑펑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대신 온 몸에 태극기를 휘감고 막춤을 추거나 양 손의 검지를 펴 먼 곳을 가리키는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치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김연아 선수도 여전한 강심장을 과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엄청난 자신감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이든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의무감이 아닌 스스로 즐기는 자세가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흔히 자기중심적이고 철없어 보이는 젊은 세대의 이면에는 이렇게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게다가 불리한 환경조차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요소들로 변화 시키려는 놀라운 의지력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적인 모습을 중요시 하며 다른 경쟁기업과의 비교를 통해서 내실보다는 수치상의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하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과 같은 일반적인 기성세대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르게 보인다. 먹고 사는 문제에만 집착하던 시기를 지나 좀 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게 된 지금의 우리들. 내면을 중시하며 실속을 다져나가려는 젊은 세대의 즐거운 노력보다는 도요타처럼 남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이냐의 관점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어 버리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처럼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엄청난 긴장감 속에 살 수 밖에 없는 주식 투자자들도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소비와 생산과 같은 경제 지표들이나 남유럽권의 재정위기 등과 같은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정한 틀 안에서 수레바퀴 돌 듯 반복된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그 연결고리를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짧은 시간에 계좌를 부풀리려는 욕심에 투자가 즐겁기는커녕 긴장과 고통의 연속이지는 않은가? 현재의 내 모습을 돌아보자.


내실을 키우려는 끊임없는 노력과 그 과정을 오롯이 즐기는 마음가짐.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떠하든 그 자체만으로도 금메달을 목에 걸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이승훈이나 김연아 선수에게 정중히 머리 숙여 한 수 배우면 좋겠다.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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