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재야고수의주식이야기]투자자 울리는 경영자의 양심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작년 10월 중순으로 기억한다. 3·4분기 실적 발표 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았을 때였다. 코스피 상장사로 제약업을 영위하는 모 기업이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을 모아놓고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이 회사 대표는 2009년도에는 영업이익 13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며 회사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도 '올 해 예상 영업이익에서 상반기 영업이익을 차감하면 대충 얼마쯤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이 회사는 3분기에는 오히려 적자전환했다. 더구나 이런 적자전환 공시를 마감시한이 임박해서야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보고했고 이때는 장이 끝난지 한참이 지난 후여서 주주들로서는 그야 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였다. 기업설명회가 진행됐던 날짜가 10월 중순이었으니 회사 경영자가 적자전환 가능성을 모를 리 없는 상태였다. 다음날 시장에서는 분노와 실망으로 뒤엉켜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매출로 당장 연결되지 않더라도 좋은 소식이 있을 때는 촌각을 다투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장중에 공시를 남발하다가도 막상 실적이 나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든 투자자들을 눈속임 하려고 잔꾀를 부리기 일쑤인 기업들. 주주들이 이에 항의를 하기 위해 회사로 전화를 하면 '나는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며 회피하기에 급급하고 회사를 믿고 투자 한 주주들은 또 다시 분통이 터진다.


흔히 주가는 수급과 실적이 조화를 이루어야 안정적으로 목표치를 향해 순항한다고 한다. 실적이 아무리 좋은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 없다면 주가는 올라가지 못한다. 또 아무리 매수세가 강하게 집중되어도 기업 본래의 목적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성장세가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이 주식은 불나방처럼 잠시 타올랐다가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급과 실적이 좋은들 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의 양심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돈 되는 사업이라면 무조건 정관상 사업목적으로 추가해 구색 맞추기에 바쁘고, 잠시 투자자들을 속여 필요한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거짓 수주계약을 발표하고 경영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오로지 높은 값에 회사를 매각할 궁리만 하고 있는 경영자가 있는 한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설명회 당시 발표한 목표치에 현저히 미달하는 실적을 내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현 제도상의 문제점도 빨리 고쳐야 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고 올 6월이면 MSCI 선진국 지수에도 편입될 예정이다. 이미 FTSE지수 편입 시 약 7조원이 유입되어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는데 MSCI지수로 편입되면 그보다 3배정도 많은 약 20조원 정도가 신규 투자자금으로 유입될 것이다. 경기회복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삼성과 LG, 현대차 등의 대기업은 훨씬 튼실해진 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여전히 일부 후진적인 시스템과 이에 발맞춘 일부 경영자들의 삐뚤어진 양심으로 투자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경인년 호랑이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뚫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큰 욕심에 앞서 작지만 중요한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경영자와 투자자간의 굳건한 신뢰야말로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정착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아닐까.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