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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고수의주식이야기]투자자 울리는 경영자의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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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중순으로 기억한다. 3·4분기 실적 발표 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았을 때였다. 코스피 상장사로 제약업을 영위하는 모 기업이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을 모아놓고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이 회사 대표는 2009년도에는 영업이익 13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며 회사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도 '올 해 예상 영업이익에서 상반기 영업이익을 차감하면 대충 얼마쯤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이 회사는 3분기에는 오히려 적자전환했다. 더구나 이런 적자전환 공시를 마감시한이 임박해서야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보고했고 이때는 장이 끝난지 한참이 지난 후여서 주주들로서는 그야 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였다. 기업설명회가 진행됐던 날짜가 10월 중순이었으니 회사 경영자가 적자전환 가능성을 모를 리 없는 상태였다. 다음날 시장에서는 분노와 실망으로 뒤엉켜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매출로 당장 연결되지 않더라도 좋은 소식이 있을 때는 촌각을 다투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장중에 공시를 남발하다가도 막상 실적이 나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든 투자자들을 눈속임 하려고 잔꾀를 부리기 일쑤인 기업들. 주주들이 이에 항의를 하기 위해 회사로 전화를 하면 '나는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며 회피하기에 급급하고 회사를 믿고 투자 한 주주들은 또 다시 분통이 터진다.


흔히 주가는 수급과 실적이 조화를 이루어야 안정적으로 목표치를 향해 순항한다고 한다. 실적이 아무리 좋은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이 없다면 주가는 올라가지 못한다. 또 아무리 매수세가 강하게 집중되어도 기업 본래의 목적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성장세가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이 주식은 불나방처럼 잠시 타올랐다가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급과 실적이 좋은들 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의 양심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돈 되는 사업이라면 무조건 정관상 사업목적으로 추가해 구색 맞추기에 바쁘고, 잠시 투자자들을 속여 필요한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거짓 수주계약을 발표하고 경영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오로지 높은 값에 회사를 매각할 궁리만 하고 있는 경영자가 있는 한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설명회 당시 발표한 목표치에 현저히 미달하는 실적을 내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현 제도상의 문제점도 빨리 고쳐야 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고 올 6월이면 MSCI 선진국 지수에도 편입될 예정이다. 이미 FTSE지수 편입 시 약 7조원이 유입되어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는데 MSCI지수로 편입되면 그보다 3배정도 많은 약 20조원 정도가 신규 투자자금으로 유입될 것이다. 경기회복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삼성과 LG, 현대차 등의 대기업은 훨씬 튼실해진 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여전히 일부 후진적인 시스템과 이에 발맞춘 일부 경영자들의 삐뚤어진 양심으로 투자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경인년 호랑이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뚫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큰 욕심에 앞서 작지만 중요한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경영자와 투자자간의 굳건한 신뢰야말로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정착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아닐까.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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