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석 규모 스탠드서 홀리건 수준 갤러리 "먹고, 마시고, 떠드는 광란의 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스코츠데일TPC의 16번홀(파3)이 이번 주말에도 과연 '광란의 홀'이 될 수 있을까.
오늘부터 열전에 돌입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총상금 600만달러)이 열리는 미국 아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는 선수들에게 악명높은 골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바로 파3홀인 16번홀 때문이다. 전장이 불과 162야드로 8~ 9번 아이언으로도 가볍게 버디를 솎아낼 수 있는 홀이지만 '훌리건' 수준의 갤러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 홀은 아예 2층 규모의 거대한 갤러리 스탠드가 조성돼 있다. 무려 2만명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웃의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선스의 홈구장 US에어웨이스센터에 1만7000명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 엄청난 규모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로마시대 검투장을 연상시킨다 해서 홀의 애칭도 '콜로세움'이다.
갤러리는 여기에 운집해 맥주를 마시고 놀다가 선수들의 샷이 마음에 안들면 곧바로 야유를 퍼붓는다. 이 홀에서는 골프에티켓도 없다. 정숙을 모토로 삼는 골프경기에서 유일한 '해방구'인 셈이다. 26일(한국시간) 열린 1라운드에서도 이미 엄청난 갤러리가 모여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반면 티잉그라운드 뒤에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에 모든 행동이 클로즈업되면서 부담이 더하다.
아리조나주립대를 나온 '프랜차이즈스타' 필 미켈슨은 그러나 고향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1996년(피닉스오픈)과 2005년(FBR오픈) 2승을 수확하는 등 유독 이 대회에서 강하다. '우즈 대타'로 지목되는 미켈슨이 시즌 초반 예상 밖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PGA투어가 이번 대회에 기대를 걸고 있는 까닭이다.
'흥행'면에서도 물론 PGA투어 '최고의 홀'이다. 이 대회는 이 홀의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매년 60만명에 가까운 '구름갤러리'를 끌어모으고 있다. 우즈의 부재로 위기에 처한 PGA투어가 '미켈슨과 스코츠데일 16번홀'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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