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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부실상장사 유증 감독 강화

횡령혐의 법원 계류중에 금감원 제재 없이 240억 유증 공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유상증자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감독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부실기업의 유상증자와 관련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대표이사의 횡령 배임 혐의로 피소 중인 코스닥 상장사 A사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계류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특별한 제제없이 2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A사의 시가총액은 200억원에 불과, 하루 평균 거래량은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A사가 유증을 통해 추가되는 주식수 역시 유통주식수를 30% 이상 초과한다. 24일 현재 유통주식수는 3100만여주, 유증 절차가 완료되면 추가상장 주식수는 4300만주로 총 7400만주에 달한다.


앞서 A사는 지난 1월 중순께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30만주를 추가상장한 바 있다. 주요 주주들과의 불화, 지분투자 실패, 자금집행 가처분 피소 등 각종 분쟁에 얽힌 회사가 10억원 유증에 이어 240억원 유증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이를 감독하고 심사해야할 금감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달 29일 유증과 관련한 정정공시도 금감원의 지적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 기업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횡령 및 주가조작 등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금감원이 지난달 증권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말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A사 주주모임' 관계자 역시 "무분별한 유상증자로 A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이미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여서 처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 자신도 문제가 있지만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도 상식을 벗어난 회사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제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A사에 서면질의서를 발송한 상태"라며 "조만간 답변이 오는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실적 및 시가총액 대비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 곳은 인네트(230억원) 보홍(200억원) 스카이뉴팜(150억원) 프롬써어티(108억원) 등이다. 이들 종목 중 상당수는 유증에 앞서 사명을 변경했거나 잦은 최대주주 교체 등으로 당국의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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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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