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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상한제는 장기적으로 毒"

안재욱 경희대학교 대학원장 칼럼

안재욱 경희대학교 대학원장 칼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대학 등록금 상한제 법제화를 두고 찬반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등록금 상한제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커다란 해를 끼치는 법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안재욱 경희대학교 대학원장은 최근 '등록금 상한제는 해를 끼치는 제도' 제하 칼럼을 통해 "대학 등록금을 억제하면 결국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대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안 원장은 가격을 통제했을 때 의도와 달리 더 큰 대가를 치르는 결과를 초래했던 역사적 경험을 근거 사례로 제시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 생필품 가격이 올라 시민들 불만이 커지자 우유 가격을 올리는 상인은 단두대에 보내겠다는 엄포가 내려지자 우유 가격은 금세 급락하고 가격 통제 정책이 성공을 거두는 듯했으나 농민들이 젖소 사육을 포기하면서 공급량 부족으로 다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는 것. 결국 우유는 시민이 아닌 귀족들만 마실 수 있는 식품이 됐고 시민들의 불만은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논리다.


이에 앞선 284년부터 305년까지 로마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시민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곡물 가격을 통제했으나 출하가 줄어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안 원장은 설명했다.


식품만이 아니다. 가난한 세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통제했을 때도 결국 임대료가 치솟아 이사도 어려울 뿐더러 주택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도시가 황폐화됐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대학 등록금을 억제하면 대학 수입과 함께 장학금 규모가 줄어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대학생이 될 것"이라며 "재원이 부족하게 되면 대학의 발전과 양질의 교육에 대한 투자도 줄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기 어렵게 되고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입도 감소, 결국 그 피해가 대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게 안 원장의 견해다.


안 원장은 또 "국내 대학 교육의 질적 저하는 양질의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이 외국 유학길에 오르도록 할 것이며 결국 대학 교육을 위한 실질적인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부유한 대학생들만이 늘어난 부담을 감당할 수 있고 국내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지게 된다"고 언급했다.


등록금 인상률을 물가 인상률의 1.5배가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조치에 대해 학생과 많은 지식인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대학의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하지 말고 재단 전입금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안 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대학의 인건비에 대한 등록금 의존도가 외국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외에 대학 운영비를 조달할 수 있는 원천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대학 교육을 받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대학 등록금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대학 간의 경쟁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경쟁이 있으면 대학들은 될 수 있으면 낮은 등록금으로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려고 할 것이지만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는 이런 경쟁 구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대학 설립 운영, 수익 자산 운용, 학사 운영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규제하고 있어 교육, 연구, 재정의 측면에서 부실한 대학들이 존속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안 원장은 덧붙였다.


안 원장은 "가난한 대학생을 위한다면 대학으로 하여금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기여금 입학제를 전향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재원으로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대학에 가해지고 있는 규제를 풀어 자생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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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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