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추이, 수도권·영남 '하락세' 호남 '급상승'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정면충돌이 지속되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차기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공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3.2%로 2주 연속 30%대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세종시 로드맵 발표 이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2개월 가량 보합세를 보이면서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지난 1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여여 갈등이 본격화되면서부터 지지율이 하락세로 반전, 지난 2월 둘째 주 조사에서는 33.0%로 현 정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 전 대표 최저 지지율은 지난 2008년 10.29 재보선 패배 후 32.6%였다.

흥미로운 점은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가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1월 초순을 기점으로 지역에 따라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우세한 서울에서는 지난 1월 수정안 발표 직후 6%p, 인천·경기에서도 5%p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 낙폭이 커 지난해 11월 초 64.1%에 달했던 지지율이 지난주 44.6%까지 급락했다.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하락세와는 달리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에서의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1주일 후 조사에서, 전남·광주는 13.2%p, 전북은 10.4%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고, 대전·충청의 경우에는 작년 세종시 로드맵 발표 이후 한 때 57.5%까지 올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은 주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가져갔다.

정몽준 대표는 지난 1월 첫째 주 조사에서 8.6%였던 지지율이 지난주 13.7%를 기록해 5%p 가량 올랐고, 김 지사도 3.0%에서 6.1%로 상승, 최근 연속해서 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4.3%에서 지난주 5.9%를 기록해 소폭 상승했다.

야당 차기 주자들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시민 전 장관이 13.9%로 2위를 기록했고, 4위는 정동영 의원이 6.3%, 7위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5.3%, 8위는 손학규 전 지사가 5.0%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