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한나라당 22일 개최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첫 의원총회에서는 예상대로 계파 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의총 참석 의원들과 조해진 대변인 등에 따르면 친이(친 이명박)계는 행정부처 분할의 비효율성을 강조하며 수정안 처리를 촉구한 반면, 친박(친 박근혜)계는 국민과 약속이 중요한 만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약속을 지키는 것은 평범한 진리지만 약속이 어떤 과정으로 성립됐는지도 중요하다"며 "세종시 문제를 처음 약속한 주인공은 노무현 대통령인데 충청권 표를 의식한 정치적 계산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명진 의원은 세계 각국의 수도권 행정부처 집중 사례를 들며 세종시 원안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차 의원은 또 "한나라당도 과거 세종시 당론을 변경한 적이 있는데 왜 당론 변경이 안 되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춘식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미래권력이라고 하는데 현재 권력은 아니다"며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책임자인 만큼 화이부동(和而不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도 수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역공을 폈다.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 원안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못이라는 논리는 한나라당도 같이 못을 박은 만큼 맞지 않는다"면서 "당론이 있는데 일반 당론으로 바꾼다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반론을 폈다.
유재중 의원도 "국가균형발전은 국민의 기본권인 만큼 수도권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며 "약속을 번복하면 국가 신뢰지수가 떨어지는 만큼 저는 수정안에 반대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박계 일부 의원은 친이계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욕설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해당 의원의 당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선교 의원은 진수희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 DMC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참석, 박 전 대표를 비판한 것을 예로 들며 "진수희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의도연구소 소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어 "진 의원이 당이 신뢰받는 정치인을 향해 쌍욕을 한다면 사퇴하는 것이 옳다"면서 "세종시 문제를 대권후보 경쟁에 사용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친이계를 정조준했다.
당내 분열을 우려하며 중재안을 내놓거나 중진들이 나서줄 것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세종시 절충안을 제시한 김무성 의원은 대법원 등 7개 독립기관의 세종시 이전안을 설명하며 "이것 보다 더 좋은 안이 있으면 토론하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최고 과제는 정권 재창출인데 우파 분열로 물 건너갈까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경청한다면 협상과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고 당내 화합을 주문했다.
김정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표가 서로 상처를 입어선 안 된다"며 "당 중진들이 나서 묘안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고, 정진석 의원은 "2012년 대선 때까지 원안대로 진행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대해 정병국 의원은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논리도 제공되고 정리하는 토론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고, 조해진 대변인은 "우려했던 감정충돌이나 '끼어들기'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 초반에는 의총 공개 여부를 놓고 시작부터 계파 간 격돌이 벌어졌다.
한선교 의원은 "지금까지 원안에 대한 이야기는 적었다"며 공개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정현 의원은 "대정부질문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한 만큼 의총을 공개해도 국민도 언론도 놀랄 일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일단 비공개로 진행하고 공개 요청이 있으면 논의 후에 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총은 국회의원 1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이 중 30여명만이 의총 공개를 요구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또 신청자 4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발언하는 등 의총 내내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