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아용품 업체 아가방컴퍼니가 자금 담당 직원의 횡령 사건으로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자기자본의 5%를 넘어서는 56억원 규모 회사자금이 횡령된 것으로 밝혀져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해당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이를 수 있고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주일 이상 매매거래가 정지돼 타격은 불가피하다.
16일 장 시작 전 아가방앤컴퍼니는 이 모 자금팀장이 회사 자금 중 일부를 정상적 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총 횡령금액은 55억7000여만원으로 회사 측은 자체 회계결산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공시했다.
아가방앤컴퍼니 고위 관계자는 "12월 결산을 하던 중 이상한 점들이 많이 발견돼 자체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며 "지금도 계속 조사 중이나 횡령혐의가 추가적으로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장폐지 우려에 대해서는 "횡령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큰 규모가 아니라서 상장폐지 결정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자금 담당자를 바꾸고 자금 인출 권한을 조율하는 등 단기적 조치는 모두 마쳤고 중장기적 시스템을 갖춰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사건으로 상장법인으로서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는 애널리스트로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가 터져 당황스럽다"며 "횡령 금액이 숫자상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문제는 기업 이미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5년에도 횡령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그 후 어느 정도 내부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봤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직원 한명이 50억원 이상을 빼돌릴 때까지 경영진은 뭘 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 2005년 3월 4억6000만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해 관할 경찰서에 관련자를 고소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편 아가방앤컴퍼니의 주요 주주(지난해 12월30일 기준 지분율 11.500%) 가운데 하나인 신영투신 측은 "현재 횡령 사건에 대해 파악 중인 상황"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가방앤컴퍼니는 1979년에 설립된 유아용품 업계 1위 회사로 2008년 매출액 1723억원, 영업이익 132억원, 순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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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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