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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인]"택시기사 복지위해 10여년 신문 제작"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택시기사의 복지를 위한 신문을 10여년 제작해왔지요"


택시 운전사가 10년째 신문을 직접 발행, 동업자들의 복지와 제도개선, 커뮤니티 형성에 힘쓰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오승근(남 57)씨가 그 주인공이다. 택시운전사이지만 그는 보통 운전사가 아니다. 그는 버스 운전을 10년 이상 했고, 개인택시를 19년째 몰고 있다. 서울에서 30년 이상 운전대를 잡고 있는 베테랑 운전사다. 그리고 그는 '개인택시신문' 발행인이다.

지난 10일 기자와 만난 오씨는 "오후 1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면서 "이어 새벽 7시까지 거의 하루도 빼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신문을 꾸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국 개인 택시기사들로부터 기고를 받고, 택시기사들의 복지관련 제도나 문제점, 교통문제들 파고 들거나 유용한 정보를 캐내 올리거나 홈페이지를 고치는 데 꼬박 3시간을 쏟는다. 이 인터넷판 신문은 15일과 30일 등 매달 두 번 종이신문으로 제작돼 회원들의 집으로 배달된다. 배송비는 광고를 싣는 주유소나 카센터 등에서 지원받는다.

오씨는 지난 1999년 전국개인택시발전협의회(전개협)을 조직하면서 1인사업자인 개인택시기사들의 고충을 나누고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신문'이란 매개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발족당시 10여명의 회원은 현재 4만명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제작된 신문은 택시기사들의 생활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 사고나 실수로 영업정지를 당한 택시기사들이 정지된 기간을 그냥 버리기보다는 교통정체지역에서 교통정리봉사활동을 하게 해 일정기간을 감면받는 제도를 활용하라고 알려주고 있다. 최근에 생긴 이 제도는 오씨가 그간 신문에서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러번 제안했던 일이었다.


이 신문에 가장 많이 실리는 단골 주제는 '택시정류장 개선'.손님이 실제 많이 서 있는 곳에는 정류장이 없고, 엉뚱한 곳에 설치돼 있는가 하면, 택시정류장 앞으로 오토바이들이 너무 많이 달려 3차선에서 손님들이 택시를 잡아야하는 경우 등 운전기사와 시민들 모두에게 불편이 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특히 요즘 신문에서 자주 거론하는 이야기는 '택시콜 취소 남발' 문제다. 손님이 콜택시를 불러놓고는 전화를 안 받거나, 다른 택시를 타는 일 등은 결국 택시서비스 부실을 낳고 승객불편을 가중시킨다고 그는 힘줘 말했다. 콜비도 1000원으로 의무화돼 있지만 2년정도 밖에 역사가 안 된 콜센터들이 서로 경쟁하다보니 콜비도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택시기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에는 회사택시 2만2500대, 개인택시 4만9750대 등 7만2300여대의 택시가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다"면서 "택시 대수를 줄이고,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씨는 "이런 고충들을 신문에 잘 담아 우리 개인택시기사들이 겪는 문제들을 개선하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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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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