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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13년만에 대수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경영경제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법칙이 팔레토의 법칙이다. 상위 20% 고객이 하위 80%고객의 매출을 담당하고 상위인재 20%가 하위 80%인재의 몫을 담당하는 등의 20대 80법칙이다. IT분야 인력구조는 그러나 팔레토의 법칙이 아닌 상위 20%는 부재하고 B급(보편적 인재)인재 80%가 산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IT업계가 "사람은 많은 데 사람이 없다"는 푸념이 많은 이유가 이런 점 때문이다.


8일 정부가 13년만에 대수술했다고 밝힌 'IT인력양성 중기개편안'은 B급인재인 학부, 학부생에 대한 정부 지원은 크게 축소하고 대학원의 석박사 고급인력과 IT와 문화 예술 등 융합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에도 산업계가 필요한 인력양성과 배출을 위해 교수들의 산학협력 정도를 교수업적 평가에 반영하고 대학의 IT산업 평가에서도 온정주의를 배격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해 12개 사업에 824억 지원..인력활용보다 배출단계에 집중
지난해 정부의 IT인력양성사업지원예산은 824억원이었다. 인력배출단계에서는 학부(IT전공역량강화, 미디어융합전공, 실무인력양성)와 대학원(IT연구센터)등이 있고 인력활용에서는 멘토링, 인턴쉽, 재교육, 유학생 유치지원 등 2개 부문 12개 과제였다. 하지만 인력배출 사업이 7개, 658억원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력활용보다 배출단계에 집중됐다. 또한 대부분 학부ㆍ대학원 위주로 지원이 몰렸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IT학과 확대, 직종전환 교육 등 IT인력의 양적 공급기반은 확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IT학부 졸업생은 3만631명으로 공대 전체의 약 50%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인력수요, 인력양성여건 등을 고려한 다각적 분석 및 대응이 미흡했던 결과로 학력ㆍ분야ㆍ기업별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 2009~2013년 석박사는 1221명이 부족하지만 학사는 1만8457명으로 공급과잉이다. 분야별로도 SW고급인력은 9973명이 부족하고 인력양성 여건도 SW가 하드웨어보다 3분의 2에 불과하고 업계 매출도 SW부문이 하드웨어보다 8분의 1에 불과하다. 산업현장의 고급인력부족도 심각한 수준. 2007년 중소기업청 조사에서 중소벤처기업(정보통신, 전기전자)의 박사는 1290명으로 부족률은 29.2%, 석사는 7315명이 있으나 필요인력의 18.9%에 불과하다. IT멘토링, IT인턴쉽 등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인재양성사업 비중은 전체 사업의 6%, 3개 사업 53억원에 불과하다. 산학교류도 사업별 협의체가 있으나 대학 위주로 구성되어 교류가 미흡하며, 협의체간 상호 교류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학원생이 사업신청서 작성... 모럴해저드 빈발
구인 구직난의 미스매치 현상에도 불구하고 수급전망, 임금 등 노동시장 현실을 정확히 알려주는 노동시장 지표(signal)가 없는게 현실. '중위권 대학-중견기업' 대신 '일류대-중소기업'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대학 내의 모럴해저드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서면심사 허점을 활용해 일부 대학이 사업계획을 부풀려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 중간 탈락되는 대학이 1∼2년차에 집중됐다"며 " 대학의 낮은 사업비 매칭(5%)으로 부실운영의 학내 감시도 부재하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서류ㆍ사후점검을 악용하여 연구 참여도가 낮은 석박사ㆍ교수에 인건비ㆍ인센티브 지급 등 일부 도덕적 해이도 있다"면 "60점미만이던 탈락하는 절대평가와 온정주의로 부실사업자도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사업명칭, 내용 등이 다 비슷한 사업으로 나눠먹기 아니냐"고 지적하고 "일부 유명대학은 대학원생이 사업제안서, 평가자료 등을 작성ㆍ제출한다"고 했다.

◆정부, 수요자 중심 전환..사업 단순 효율화
지경부가 8일 발표한 'IT인력양성 중기개편안'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중심으로 바꾸고 인력 산출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인력배출중심을 인력활용과 조화를 갖겠다는 구상이다.


전상헌 지경부 정보통신산업정책국장은 "현재로서는 IT융합시대 견인할 융합인력의 양과 질 모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전 국장은 "국가간 IT인프라 격차 축소로 우리의 제품ㆍ테스트베드 강점이 퇴색되고 인도, 중국 등은 세계적 IT인재를 양성ㆍ공급하여 IT 주도권을 확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세계 IT 주도권 축소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대학원 지원사업의 비중을 오는2013년까지 현재 49%(404억5000만원)에서 67%(567억원)로 확대하고 학부비중은 38%(343억5000만원)에서 5%(43억원)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시장요구에 맞게 SW창의연구과정을 신설하는 등 하드웨어 사업규모 축소하고 SW분야는 사업 신설ㆍ확대했다. 중소기업-대학원생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제안ㆍ수행하는 고용계약형 SW석사과정을 통해 중소기업에 고급인력 공급도 촉진한다. 현재 하드웨어 34개, SW 12개 센터인 대학IT연구센터는 오는 2013년 하드웨어 14개로 대폭 축소 및 주력IT로 특화한다. 학부과정인IT융복합 인력양성을 대학원 과정인IT융합 고급인력과정으로 확대 개편하고 SW융합 과정 및 SW융합 채용연수과정을 신설하여 융합형 실무인력의 기업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MIT 미디어 랩처럼 우수 인재에 파격적 연구비를 지원하는 '명품인재양성' 사업이 추진된다. 선정된 대학에는 순수연구비로 연 25억원씩 10년간 총 250억원이 지원한다. 올해 1곳, 내년에 1곳 총 2곳이 운영된다.


◆대학 모럴해저드 차단 주력...1인당 채용보조금지급
기업 학생 교수간 온라인 프로젝트수행과 오프라인 현장체험기회를 담은 IT멘토링사업은 수혜규모를 3000명에서 9000명으로 늘리고 중소기업이 해당 학생을 채용하면 월 100만원의 보조금이 최대 6개월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신입사원의 교육비 20%를 부담하면 비트교육센터 등 민간교육센터에서 현장 맞춤형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했다.


교수업적평가 시에 교수의 산학협력 활동을 우대하는 대학에는 사업자 선정시 100점 만점 기준 최대 6점의 가점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대학의 IT사업평가시에도 사업수행능력 평가항목 점수 비중을 30~40%로 높이고 대학매칭비율도 5%에서 10%로 상향 조정됐다. ▲다른 대학, 사업과의 성과를 평가하는 상대평가제 도입 ▲중간탈락률 최대 30% 조정 ▲우수사업자 사업기간 연장 ▲인센티브 지급비율 25% 확대 등의 강온전략도 병행한다.


아울러 지방대 등 재정이 열악한 대학에 연구장비ㆍ재료 구입비를 제공하여 서울어코드 취득을 현재 11개 인증에서 2013년 80개 인증으로 확대하도록 지원한다. 지경부는 가칭 '서울어코드 클럽'을 조성하고 회원사가 신입직원 채용시 서울어코드 출신 학부생에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대학 선택권을 현재 서울대ㆍ카이스트에서 주요대로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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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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