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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갈라놓은 한·일백화점 두 얼굴

日 99년 이후 내리막길 올해는 줄줄이 폐업
한국 작년 사상 첫 20조 매출·매장점포 늘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 지난해 일본 백화점 매출은 모두 6조5842억엔으로 2008년에 비해 10.1% 줄었다. 5년 전보다는 16%, 10년 전보다는 25%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매출은 7420억1246만엔에 그쳐,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일본백화점협회 및 코트라 도쿄비즈니스센터 자료)

# 국내 백화점들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고지를 밟았다. 매출액이 2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 극심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 전체 점포수는 오히려 4개가 늘었다.(통계청 발표)


지난 10여년간 경기변동 등으로 인해 '부침'을 거듭했던 한국과 일본 백화점의 현주소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지난 1999년 이후 10년째 업황이 가파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 기간 매출 외형만 무려 25% 가량 줄었다. 올해는 세이부백화점과 한큐한신백화점 등이 폐업을 앞두고 있다.


반면 일본 백화점을 모태로 출발한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경기불황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어닥친 경기침체 한파 속에서도 백화점들의 출점은 지속됐다.


日 단순 쇼핑공간·韓 고객만족 공간이 성패


한국과 일본 백화점이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일본 내 유통산업은 전문점 위주로 편성돼 있어 백화점 수요를 상당부분 대신하고 있다"며 "아울러 개별 백화점들이 단순히 '쇼핑공간'에만 머물러 있던 점도 위기를 자초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백화점들이 다양한 문화강좌, 이벤트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적극 선보이며 고객만족도를 높인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단골고객 확보가 양국 백화점들의 성패를 갈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인수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장은 "국내 업계가 고객관계관리(CRM)로 인한 매출이 75%인데 반해 일본은 50%도 채 안된다"며 "일본 백화점들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다 판촉비는 국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이나 소비자 유인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양국간 소비자와 소비환경이 달랐던 점도 위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민 소장은 "일본은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현금에 대한 선호도가 급속도로 높아졌으며 자연스레 고가제품 수요도 확연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엔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고가제품을 홍콩이나 중국, 한국 등 해외에서 구매하는 일이 늘면서 일본 내 백화점을 외면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반면 국내 백화점들은 명품 등 고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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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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