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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두교서 연설 '오바마 코드'는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더딘 경제 회복과 추락하는 지지율, 그리고 최근 슈퍼 60석 상실까지 코너에 몰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연두교서 연설에서 성난 민심을 다독이는 데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개혁과 변화도 빠뜨리지 않았다. 1년 전 변화와 희망을 말하며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남은 것은 실망과 좌절이라는 평가를 뒤로 다시 한 번 단호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언급이 없지 않았지만 연설의 초점을 경제 문제로 집중, 부시 전 행정부와 대조를 이뤘다.


◆ 성난 민심 보듬기 = 2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사안은 강력하고 구체적인 금융 규제안이 아니었다. 당초 예상을 깨고 그가 목청을 높인 부분은 고용 창출과 감세, 그리고 중소기업 지원이었다.

두 자릿수의 실업률과 감봉, 파산, 압류에 만신창이가 된 민초들을 감싸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밭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고 진단하고, 연말까지 15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를 모면하거나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3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소외 계층과 고령자에 대한 감세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현지 언론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이번 연두교서의 알맹이가 경기 침체에 멍든 서민들에게 '모르는 바 아니니 믿고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 개혁과 변화에 대한 욕구 자극 =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것은 개혁과 변화에 대한 갈구였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의 초심을 자극했다.


그는 "과연 변화가 가능한 일인가 하는 회의감이 짙은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다시 변화와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건강보험과 금융권 개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해 심도 있는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녹색산업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안이 미흡할 경우 필요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의회를 향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연방정부 예산 동결과 재정적자위원회 설립을 통한 적자 감축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신뢰도 결손(deficit of trust)'을 먼저 극복해야 경제적인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엇갈린 평가 =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다수의 의원들이 그가 주요 발언을 쏟아낼 때 마다 기립 박수를 보냈지만 연설이 끝난 뒤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재계의 반응도 나눠졌다.


공화당의 존 뵈너 하원 대표는 "미 국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했지만 끝내 일자리를 빼앗는 정책밖에 찾을 수 없었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의 이켈 스켈톤 의원도 "백악관이 길을 잃었다"며 혹평했다.


재계는 소기업 지원책에 기대를 보였다. 리즈 클레이본의 빌 맥콤브 최고경영자(CEO)는 "기대했던 대책"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철업체인 누코 코퍼레이션의 댄 디미코 CEO는 "전반적인 실업률을 개선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한-미 FTA 기대 높여 =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인준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FTA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의원들을 압박했다.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 추진 중인 FTA를 통해 무역을 확대하고 미국에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달리 테러리즘에 대한 언급은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다. 다만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해 “아프가니스탄에 좋은(Good) 정부를 정착시키고 아프간에서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간략한 언급이 전부였다. 북한에 대해서는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반복한다면 제재가 강화되고 고립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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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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