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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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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이번에는 달라(This time, it's different).'


2000년 전후 닷컴 버블 때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전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나 투자자가 베팅해야 할 절대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존 템플턴 경은 이 두 마디가 투자자에게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말이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르다'는 생각 하나로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템플턴 경의 뼈아픈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야 했다.

이른바 그린슛, 회복의 어린 싹이 돋았다고 하지만 미국 실업률은 두 자릿수고, 부동산 시장의 하강 기류도 여전하다.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


10여년 전 '닷컴' 주식을 쓸어 담았던 투자자들도 이번에는 다르다고 공언했다. 2008년 중반, 비료부터 철광석, 원유까지 원자재가 최고의 투자 자산으로 부상했다. 브릭스가 급성장하면서 원자재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으니 가격이 뜰 수밖에 없다는 것. 이번에는 다르다는 얘기가 당시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자산의 종류를 막론하고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다르다는 생각에 빠질 때마다 극심한 버블이 생겼고, 그 부메랑은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되돌아왔다. 자산운용사 리서치 어필리어츠의 로버트 어노트 회장은 '이번에는 달라'가 묻지마 투자를 가리기 위한 핑계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닷컴 버블 붕괴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모든 투자자들을 패닉과 비탄에 빠지게 한 것은 아니다. IT 버블 당시 시스코나 인텔에 베팅한 투자자는 당당하게 '거봐, 다르지?'라며 큰소리 칠 수 있었다. 일본 증시도 마찬가지.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 하락 곡선을 그렸지만 혼다는 지난 20년 동안 700% 올랐다.


'이번에는 달라'는 그만한 안목을 갖춘 투자자만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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