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우려감 완화되며 반등..추세적 회복 아냐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중국의 긴축정책 우려에서 빠르게 회복되며 반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조선주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현대중공업이 전일대비 1만2000원(6.23%) 급등한 20만4500원에 거래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3.13%), 삼성중공업(2.50%), 한진중공업(2.13%) 등이 일제히 상승흐름을 유지중이다.
지급준비율 인상을 선언한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본격 선회할 경우 중국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선박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있었지만, 우려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이 사흘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점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
선박건조 계약의 경우 미국 달러로 체결되기 때문에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은 오히려 조선주의 수혜로 인식되고 있다.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반등인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감이다.
실제로 조선주의 경우 지난 2009년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밸류에이션 역시 낮아진 상태였다.
이에 최근 순환매 투자에 나선 외국인들이 낮은 밸류에이션을 자랑하는 조선주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조선주의 주가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지만, 업황 자체가 회복되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가격 메리트로 인해 주가가 오른 만큼 일정부분 주가가 오르고 나면 더이상의 투자 매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가 전년대비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것이 추세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수주가 늘어나는 탱크 쪽을 보더라도 수주가 나오고 있지만 선가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선가의 경우 지난 고점인 190p에서 약 30p 가량 빠져있는 상태.
수주가 늘어나고 있지만 선가가 계속 빠지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근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조선업황 의미있는 회복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돼야 하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돌입하지는 않았다"며 "지금 조선주의 경우 지난해 부진했던 흐름을 보상받는 차원일 뿐, 기대감으로 그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조선업황의 사이클은 3년 정도로 보는게 일반적인데, 지난 2007년 조선주의 업황은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당시의 사이클은 극히 이례적이었다는 것. 공급이 충분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며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고, 이것이 조선업계의 빅 호황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3년이 지나면 다시 발주가 늘어나면서 조선업황이 살아나지만,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 이전의 발주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환율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선업종의 경우 환율 흐름과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원ㆍ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3원 가량의 하락에 그칠 뿐, 지난주와 같이 10원 가까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환율하락이 수혜가 되는 조선주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닌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조선주를 사들이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상당한 기대감을 안기고 있지만, 기대감이 강한 시점이 가장 좋은 매도 시점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99포인트(0.96%) 오른 1687.15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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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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