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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③]신 스틸러 박용기, 연기 열정 엿보다(인터뷰)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새벽 3시에 촬영이 잡혔다고?"


한남동의 가정집의 푸근함이 묻어나는 한 음식점에서 배우 박용기와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한지 1시간 째였다. 처음에는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괜찮아. 드라마 촬영이 다 그런거지"라며 이내 촬영신을 점검하는 그의 모습에서 '열정'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박용기는 KBS2 '아이리스'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유강호 역을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백산(김영철 분)에 이어 NSS 새 책임자로 나서 강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아이리스'의 모든 출연자가 다 주인공"

박용기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 '투사부일체'를 떠올린다. 이 영화에서 그는 실감나는 악역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번 '아이리스'에서도 악역까지는 아니지만 주인공들과 대적하는 아이리스의 멤버이자 북한군인 연기훈 역을 맡을 뻔 했다.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를 끝내고 휴식을 취고 있었습니다. 정태원 대표가 북한군의 총 사령관을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준비하는 도중 사정이 생겨 청화대 외교 안보 수석 유강호를 연기하게 됐죠."


'아이리스'를 촬영장은 완벽과 따뜻함이 공존한다. 감독만 빼고 대부분의 촬영 스태프들은 영화 스태프들이다. 촬영을 시작하다가도 조명 등 촬영세팅이 이상하면 한류스타, 톱스타도 예외없다. 나갔다 완벽히 세팅되면 다시 들어와야 한다.


이러한 철저함이 있는 반면 따뜻한 정도 깃들여 있는 곳이 '아이리스' 촬영장이다. 박용기는 특히 촬영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미스지 월드'라는 세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에 갔는데, '아이리스' 촬영 때문에 쌀국수 한그릇 먹고 돌아온 적 있습니다. 바로 촬영장에 갔는데, 수면 부족에 먹은 것이 없어서 계속 몸이 떨리더라고요. 이 장면을 삭제해야할 상황까지 왔죠. 바로 그때, 조명감독이 촬영을 중단하고 조그만 난로를 갔다 주더라고요. 정말 마음 씀씀이에 고마웠습니다."


출연 배우들 역시 열정이 대단하다. 모든 출연자들은 각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맡은바 충실히 한다. 고생한 만틈 정도 많이 들었다.


"요즘 이병헌을 촬영장에서 보면 속상하더라고요. 연예인들은 워낙 시선을 많이 받는 직업이잖아요.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이병헌을 보면서 '아. 저게 배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도 연극할 때 배우 길은 외롭다고 많이 느꼈어요. 스타일수록 더 외로워요."



◆"정준호·현영의 연기 선생님"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박용기는 동방레퍼토리 출신으로 현재 연단극단 대표이기도 하다. 연단 극단 출신 연예인에는 정준호, 현영, 신동엽, 송선미, 정성화, 전창걸, 정경훈 등이 있다.


"대학 졸업여행을 떠나려고 하는데 김우옥 감독님께서 연극하러 호주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연극과 제 인생은 하나가 됐죠."


박용기는 31세 때 극단과 극장을 가지고 있는 책임자가 됐다.


"연단에는 많은 배우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현영이 기억에 남죠. 현영의 연기 욕심은 대단했어요."


현영을 단원으로 뽑을 당시 몸매 좋은 배우가 필요했다. 처음 보자마자 캐스팅됐다. 현영은 노력파였다는 것이 박용기의 진언이다. 박용기는 현영에게 일주일 동안 연기는 안시키고 청소만 시켰다. 배우는 외적인 모습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모습을 더 중시하는 박용기의 철학 때문이었다.


"현영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며 당부했습니다. 너를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지말고 한명의 관객을 위해 너 자신을 낮추면서 청소를 해보라고. 현영은 노력파에요."


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을 당시에도 현영은 연기가 잘 안될 때마다 박용기를 찾았다. 박용기는 금전적으로 힘들어 단칸방에 살고 있을 땐 경비실에서도 현영을 지도했다.
정준호도 마찬가지.


정준호와 박용기는 가족보다 더 가깝다. 정준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준호와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밴드멤버로 활동 중이었을 당시 만났어요. 강원도 해수욕장에 공연차 갔는데 그곳에서 준호를 만났죠."


정준호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정준호는 박용기와 함께 살면서 배우의 꿈을 이뤘다.


"사실 지난 2002년 신동엽 주연의 뮤지컬 '가스펠'이 실패했어요. 13억 손해봤죠. 연극하면서 아파트 두 채를 다 날렸습니다.(웃음) 잘 곳이 없어 한동안 연락을 끊고 사우나에서 생활했어요. 3개월 동안 "나한테는 이야기해줘야 하는 것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매일 한 통씩 보낸 사람이 준호였어요. 의리 있는 친구죠."


박용기는 아직도 연극에 미쳐있다. 내년에는 다시 연극을 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용기가 말하는 무대의 매력은 연습이다.


"라이브라는 매력도 있지만 반복적인 연습,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내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이것이 연극의 매력이 아닐까요?"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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