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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 <60> 해외여행 갈 때 맞아야 할 백신

[중앙일보 박태균] 신종 플루 백신 덕분에 각종 백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흔히 우리가 예방주사라고 하는 것이 백신이다. 겨울 휴가·방학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날 때도 백신 접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출국 전에 접종이 필요 또는 가능한 백신의 종류만도 말라리아·황열 백신 등 10여 가지에 달한다. 오지·남미·아프리카 등 우리 국민의 여행지가 다양해지면서 백신 접종은 더욱 중요해졌다. 국가·지역별로 어떤 백신을 맞고 떠나야 하는지 알아보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tkpark@joongang.co.kr>

B형 간염  이미 3회 맞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어


B형 간염은 간암으로 발전 가능한 병이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기본 3회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마쳤다. 대부분 몸에 항체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백신을 3회 모두 맞으면 평생 면역력이 유지될 것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을 자주 하는 20∼50대 중엔 백신 추가 접종이 필요한 사람이 적지 않다. 백신 접종 뒤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거나 시간이 흘러서 항체의 역가가 떨어진 사람은 최소한 여행 4주 전엔 백신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A형 간염  나이든 사람보다 젊은층이 더 위험


A형 간염은 최근 2년 새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급증한 질환이다. B형 간염이 급성이나 만성으로 진행된다면 A형 간염은 급성뿐이다. 젊은 사람이 감염될 경우 입원이 필요할 만큼 증상이 심한 것이 일반적이다. 드물게는 간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진다. 위생 수준이 낙후된 나라에서 1개월 거주할 때 여행객 10만 명당 300명이 A형 간염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 간염 백신을 한 번 맞으면 4주 뒤 약 95%에서 면역력(항체)이 생긴다. 6~12개월 뒤 재접종하면 면역력이 평생 유지된다. A형 간염은 국내에서도 발생 중이며 내년에도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계획했다면 차제에 여행 4주 전에 A형 간염 백신을 맞는 것도 방법이다. 단 40대 이상인 사람은 대부분 이미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미리 자신의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한다.


장티푸스  인도·북아프리카 등 발병률 높아


장티푸스는 고열·두통·식욕 부진 등이 주 증상이다. 개발도상국에서 1개월 머무를 경우 여행객 3만 명당 1명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여행지가 인도·세네갈·북부 아프리카라면 그 가능성이 10배는 더 높아진다. 장티푸스 백신은 해외여행의 필수 예방접종 리스트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위험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에게 백신 접종을 권한다.


백신을 접종해도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백신을 맞은 사람도 현지에서 음식을 충분히 익혀서 먹고 물을 끓여 마시며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장티푸스 백신은 먹는 백신과 주사용 백신이 있다.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네팔·인도네시아·필리핀·파푸아뉴기니를 2주 이상 여행하거나 시골 지역을 방문할 경우 주사용 백신(1회)이나 경구용 백신(3∼4회 복용)을 미리 투약해야 한다.


수막구균  사하라 사막 아래로 여행할 때 주의를


수막구균 감염증은 발열·심한 두통·구토 등을 일으킨다. 과거엔 사망률이 50%에 달했으나 요즘은 5% 정도로 떨어졌다. 수막구균은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서구에서도 환자가 증가 추세다. 가장 빈발하는 곳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이곳을 ‘수막구균 벨트’라고 부른다. 주로 건기(12월∼이듬해 2월)에 유행하므로 이 시기에 ‘수막구균 벨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하다. 수막구균 백신은 한 번만 맞아도 성인의 80∼95%가 면역성을 획득하나 3년마다 재접종이 권장된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난다면 도착 10일 전까지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한 뒤 예방접종증명서를 지참해야 입국이 가능하다.


공수병  광견병 걸린 동물에 물리면 40% 발생


사람이 걸리면 공수병, 개·소·너구리·흡혈 박쥐 등 동물이 걸리면 광견병이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게 물린 사람의 40%에서 공수병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여행객이 한 달간 위험 국가에 머물면 1000명당 1∼3.6명이 공수병에 걸린다. 위험 국가로는 필리핀·스리랑카·인도·태국·베트남·멕시코 등이 꼽힌다. 대부분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여행지다.


공수병 예방백신은 HDCV·PCEC·RVA 등이 있는데 국내에선 희귀의약품센터(www.kodc.or.kr)에서 구할 수 있다. 여행 현지에서 광견병이 의심되는 동물에게 물리면 즉시 비누를 사용해 물린 부위를 철저히 씻어낸다. 상처는 밴드 등으로 가리지 말고 가능한 한 개방시킨다. 이는 파상풍 예방에도 유효하다. 광견병 예방 글로불린과 치료 백신도 접종을 받아야 한다.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 요구하는 나라도 있어


갑작스럽게 발열·오한·두통·요통·구토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황달도 흔히 동반된다. 황열바이러스를 지닌 모기에게 물렸을 때 감염된다. 황열 예방백신은 효과가 100%다.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은 이 병으로 숨질 수 있다. 따라서 중부 아프리카·남미의 황열 유행 지역을 여행할 계획인 정글 탐험가 등은 황열백신 접종이 필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했다.


황열 백신은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할 때 출국 10∼14일 전엔 맞아야 한다. 10년에 한 번씩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국립의료원과 인천공항검역소 등 전국의 13개 검역소에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대형 병원의 여행의학클리닉에서도 맞을 수 있다. 황열 백신은 생백신이다. 생백신의 접종 부작용 가능성은 사백신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과거에 황열 백신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였거나, 6개월 미만의 영아,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에겐 백신을 접종해선 안 된다. 9개월 미만의 영아는 황열 위험 지역에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에선 여행객에게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한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NewUser/default.jsp)나 미국 CDC의 여행자 정보(http://wwwnc.cdc.gov/travel/)를 참고한다.


말라리아 열대지역서 유행, 치료 늦으면 숨지기도


말라리아는 뎅기열·황열·일본 뇌염과 함께 모기(사진)가 일으키는 4대 질병 중 하나다. 넷 중 백신이 없는 것은 뎅기열뿐이다. 말라리아는 열대열 말라리아와 온대열(3일열) 말라리아로 나뉜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것은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온대열 말라리아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동남아·아프리카·남미 등 아열대·열대 지역에서 유행한다. 1999년 오지 촬영을 떠났다 숨진 고 김성찬(탤런트)씨의 사인도 열대열 말라리아였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1억2000만 명 이상이 열대열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하며 이 중 1만 명 이상이 감염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처음엔 독감처럼 시작한다. 이어 고열·오한·두통·구토 등이 나타나며 치료가 지연되면 환자가 숨질 수 있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여행할 때는 기간과 상관없이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여행지가 중미·중동 지역이면 클로로퀸, 그 밖의 열대 지역이면 메프로퀸이란 예방약이 처방된다. 예방약은 여행 출발 1주∼여행 후 4주까지 매일 한 알씩 복용한다. 귀국 후 2개월 내에 고열이 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일본 뇌염 나이 어릴수록 더 위험해요


일본뇌염은 갑작스러운 두통·고열을 동반하는 모기 매개 질병이다. 일단 발병하면 사망이나 중증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50%에 달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위험하다. 주 발생국은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국가다. 농경지역을 여행하거나 여행국에서 일본 뇌염이 발생했다는 정보를 접했다면 출국 7∼10일 전엔 일본뇌염 백신을 맞고 떠나는 것이 안전하다. 한·일 등 아시아의 온대 국가에선 7∼9월에 주로 유행하나 인도 남부·태국·캄보디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열대 국가에선 연중 발생한다.


계절성 독감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유행 시기


독감은 발열·기침·두통·근육통과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병원체며 대개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가 유행 시기다. 여러 나라를 경유하는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은 독감 유행 4주 전엔 독감 백신을 해마다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체는 개인에 따라 3∼8개월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도상국을 여행할 때는 수두 백신과 MMR(홍역·풍진·볼거리 백신) 접종도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항체가 없는 30대 이하 여행객은 맞는 것이 안전하다. 수두 백신은 한 번 맞은 뒤 1∼2개월 뒤 재접종하며, MMR 백신은 한 번 맞게 돼 있다. 수두 백신을 맞기 전엔 항체검사를 받아야 하나 MMR 백신은 사전 항체검사가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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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


해외여행 가기 전 꼭 알아 두세요


지난달 6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선 ‘여행의학’이 집중 거론됐다.


이 자리에서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할 것으로 긴소매 옷, 긴 바지, DEET 성분이 든 모기기피제,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비상약(지사제·항생제 등)을 꼽았다.


해외여행을 위한 위생지침


1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자주 씻는다.


2 페트병 등에 담아 파는 물을 식수나 구강 세정용으로 쓰고 숙소의 물은 반드시 끓여 먹으며 얼음은 피한다.


3 충분히 익힌 조리 음식을 먹고 껍질이 있는 과일은 직접 껍질을 벗겨 먹는다.


4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간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말라리아 약을 여행 떠나기 전, 여행 중, 귀국 후에 반드시 복용한다.


▶박태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dali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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