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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韓 금리인상, 아직 이르지만 준비는 필요"

수비르 랄 IMF 과장 "당분간 경제지표 면밀히 살펴봐야"

[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 한국담당과장은 7일 우리나라의 금리인상 문제와 관련해 "아직 이르지만 준비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랄 과장 등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4.5%로 수정한 가장 큰 이유는.
▲(수비르 랄 과장) 3.6% 전망치를 내놓은 게 약 3개월 전인데, 현재 모든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게 가장 큰 이유다. 또 한국의 3·4분기 성장률이 놀라운 성과를 보였고, 전 세계적인 경기 여건도 개선되고 있어서 전망치를 수정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굉장한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들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 성장률 전망 4.5%가 아시아권에선 어느 정도 수준인가.
▲(랄) GDP 성장률은 국가 간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순위적 측면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다른 지역 담당자들로부터 관련 통계를 받아보진 못했지만 중국과 인도가 한국보다 훨씬 앞선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금융위기의 부정적 영향을 덜 받았다. 한국이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경제상황이 특수한 편이지만 IMF는 그동안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고, 그러다보니 예측이 빗나간 경우가 많았는데.
▲(랄) 우리의 전망이 보수적인 건 맞다. 올해 초에도 굉장히 보수적으로 했다. 그러나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전망을 내놓는 건 굉장히 어렵고, 우리 뿐 아니라 다른 기관의 전망도 그런 편이다. 당시만 해도 수출이 급감했고 생산이 굉장히 위축돼서 이런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또 세계 경제가 암울한 상황이어서 그런 점을 반영했던 거다. 그러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취해진 강력한 정책적 조치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케인즈도 ‘사실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고 말한 바 있다.


-분위기 많이 바뀌었지만 내년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가능성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특히 최근엔 ‘두바이 사태’도 있었고, IMF도 선진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내년 하방위험 요인으로 꼽았는데.
▲(랄) 상·하방 위험요인이 다 있지만 전반적으로 균형을 유지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선진국의 경기부진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크진 않을 거다.
▲(에릭 루스 전문위원) 현재 한국의 재고가 최저 수준이어서 재고를 늘리기 위한 재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G3' 국가가 큰 폭의 경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한국은 '더블딥'에 대한 위험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발표문에서 '상당한 국내총생산(GDP) 갭과 노동시장 부진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분간 억제될 것'이라고 했는데, 노동시장 여건은 언제쯤 개선될 것으로 보나.
▲(랄) 현재 실업률이 줄어들고 있다. 노동시장이 부진하면 임금 등에 문제가 있기 마련이나, 지금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회복세가 몇 달 간 지속되면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중기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확대했고 민간 경제연구소들을 중심으론 내년 1·4분기 중에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랄)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앞으로 경제지표와 관련 데이터들을 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현 시점에선 금리를 언제 올려야 하는지 명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지금은 아직 이르다는 거다. 그러나 준비는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제 부진을 신흥경제국의 성장이 상쇄시켜 상·하방 위험요인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했는데, 일각에선 신흥경제국의 경제 규모가 너무 작아서 선진국의 경제 부진을 상쇄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랄) 한국은 지금까지 수출을 다각화시켰고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의 균형도 굉장히 잘 유지해왔다. 또 최근 신흥경제국들의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균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공조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다. 최근 들어 호주나 베트남, 인도 등이 금리를 올리면서 출구전략을 실제로 시작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랄) 출구전략은 여러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진다. 재정, 통화, 금융정책이 포괄적으로 시행되는 것인데, 그동안의 이례적인 경제조치들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정책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출구전략 시행은 정책적인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 국제공조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국제공조를 한다 해도 각국이 동시에 출구전략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 각국의 여건이나 경기회복세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두바이 사태' 외에도 동유럽과 발트 3국 등에서 '제2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랄) 위험요인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 언제, 어떻게 '제2의 금융위기' 올 것인가에 대해선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


-잠재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루스)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을 예측하긴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건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과 영국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굉장히 급감했다. 투자가 많이 줄어들었고 실업률도 10%를 웃돌고 있다. 그로 인해 국내총생산(GDP)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보다는 한국은 부정적 영향이 적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4.5% 성장을 이룬다 해도 과거에 비해선 큰 게 아닌 듯한데.
▲(루스) 위기 이전과 비교할 때 큰 폭의 성장률은 아니지만, 2011년쯤 되면 산출량 갭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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