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험 한도 증액 수용 감사, 연말 이례적 행보에 재계 '관심'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정부가 수출보험 한도 증액을 승인하며 해외 현지법인이 국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데 숨통이 틘 것에 대한 감사편지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남 부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청와대에 답지했다. 이는 남 부회장이 직접 대통령에게 제안한 수출보험 규모 확대가 수용된 것에 대한 감사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일 년여 전인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이 브라질을 순방할 때 기업인 대표로 동행한 남 부회장은 간담회 석상에서 대통령에게 "금융위기로 인해 외국 보험사들이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바이어들에 대한 신용 한도를 축소해 공격적 매출 확대가 어렵다"며 "수출보험 규모를 확대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참모진에 수출보험 확대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으며 남 부회장이 이를 구체화해 지난 2월 10억달러 규모 수출보험 한도 증액을 정부에 정식 요청했다. 대통령의 언질을 받은 해당 부처가 이를 받아들여 즉각 5억5000만달러의 수출보험 한도 증액을 승인했다. 남 부회장의 제안으로 인해 사실상 국내 모든 수출기업에 혜택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대통령에게 기업의 애로를 직언한 남 부회장의 행동은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그의 경영관에 비춰 볼 때 '남 부회장다운' 일이다. 그의 과감한 제안을 통한 정부 정책 변경으로 국내 수출 주력 산업계 전반이 수혜를 입도록 한 것 역시 재계 시니어 CEO 다운 공로다.
남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편지를, 그것도 자필로 적어 보내 회자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고 있는 실용정부가 수출보험 한도 증액이라는 '전봇대 뽑기'를 단행해 준데 대한 대기업 CEO의 감사편지는 분명 미담사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CEO인 남 부회장의 이름을 내년에 경제단체나 공기업 경영진에서 보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