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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프린터사업', LG의 끝없는 집착

실패분야 재도전...장벽높고 시장작아 효과 미지수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남용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정수기와 프린터 등 실패했던 사업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대기업의 차세대 성장동략이 되기에는 시장 규모가 작은 '구멍가게'식 사업이라는 지적도 있어 남 부회장의 해법 마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4월 정수기사업에 재진출한 이후 관리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정수기 사업을 포함한 '친환경ㆍ헬스케어' 사업에 총 4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하는 등 전력투구 양상이다. 전동식 안마의자와 음이온수기가 먼저 나왔으나 사실상 정수기가 신시장 공략의 가늠자였다. 그만큼 그룹 안팎의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정수기 7전8기는 초반부터 높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공식적인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LG 정수기의 월 판매대수는 3000여대 안팎으로 보인다. 연말 판매 목표는 총 2만5000대. 연 100만대가 넘는 정수기 시장에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미 한 차례 철수한 후 절치부심한 정수기사업이지만 이번에도 방문판매, 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기존 시장의 강자들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정수기업계 관계자는 "최소 2년의 시간을 갖고 1조원 이상을 관리망 구축에 쏟아부어야 한다"며 "시장 규모가 1조4000억원밖에 되지 않는 정수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G가 이정도 비용을 투자할 의지를 갖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사업에 이어 최근 뛰어든 프린터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LG전자는 최근 프린터 시장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시장성 조사와 OEM 업체 선정에 나섰다. 진출 시기는 물론 제품 라인업에 대한 구상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980년대 말 사무기기 사업을 시작했다가 1995년 수익성 악화로 철수했었다.


역시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휴렛팩커드(HP)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를 양분하고 있으며 캐논, 후지제록스, 렉스마크, 오키 등 외국 기업들이 나머지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 규모가 1조원에 채 미치지 못해 일정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내수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이 부문에서 사실상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에는 바늘 하나 꽂을 틈도 없는데다 글로벌 시장도 상황이 거의 비슷해 LG전자가 빠르게 점유율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레이저프린터 비율은 적고 대중 모델인 잉크젯 비율이 높아 투자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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